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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computer 는 역시...최고..최고,..

카리스마톰요크 2001-06-27 12:21조회 142추천 1734
오늘 웹서핑을 하다가 ok computer에 관한 글이 있더군요.
함 읽어보시길..



[OK Computer], 텍스트와 사운드


"많은 사람들이 [OK Computer]가 컴퓨터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다. 'OK Computer! '라고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컴퓨터와 함께 자라난 세대다." Jonny Greenwood

그리고 2년의 세월이 흘렀고, 1997년 여름, 밴드는 [OK Computer]라는 낯선 타이틀의 새 앨범을 들고 씬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상하게도, RADIOHEAD를 얽어매었던 끈질긴 선입견도, 굴레도 모두 잠잠해지는 게 아닌가. 영국 음악에 대해 뜨악한 시선을 보내기 일쑤인 미국의 미디어조차 기립 박수로 [OK Computer]를 맞이했다는 점은 더욱 경이로웠다. 결국 그래미 어워드에서 [OK Computer]는 올해의 베스트 앨범에 노미네이트되고, 베스트 얼터너티브 퍼포먼스를 수상하는 밴드 최대의 경사를 낳았다.
열두 곡이 탑재된 [OK Computer]는 데카당스한 세기말의 표정과 임박한 미래를 예술적으로 담아낸 역작이다. 컨셉트 앨범이라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되듯, 한 장의 앨범 안에 이처럼 신비롭고 독창적인 하나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경우는 근래에 보기 드물다. 그러나 텍스트를 검토할 때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점은 오히려 적다. 대신 총체적으로 형성되는 이미지는 도피적이고 비극적이며 고독하고 우주적이고 미래적이다.

'Paranoid android'에서는 여피들을 Gucci표 돼지 새끼로 묘사했고, 'Subterranean homesick lien'에서 외계인으로 비유된 현대인들의 모습은 자폐적이고 강박적이다. 화자는 저 아득한 피안(彼岸)을 꿈꾼다. 'Exit music'에서도 줄기차게 절망적 현실에서 도피를 노래하고 있다. 'Let down'처럼 숨막히는 공허와 가련한 센티멘탈리즘은 어떠한가. 출구없는 현실을 절감하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 'Karma police'. 달콤한 팝송같은 'No surprise'에서조차 죽음에 가까운 상태를 꿈꾸는 염세주의로 가득하다.

이렇게 우울하고 절망적인 메시지를 싣고 있는 RADIOHEAD의 사운드는 신선하다. [OK Computer]의 진정한 가치는 이 앨범이 일렉트로니카가 개척한 다양한 음악적 방법을 멀리 원용(援用)하면서도 로큰롤 본연의 매력은 전혀 다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차라리 RADIOHEAD의 목표는 '전자 오케스트레이션'의 창조에 있는 듯하다.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오히려 클래시컬한 방식으로 사용하여 독창적이면서 신선한 텍스처를 얻어 내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OK Computer]에는 수제(手製)의 느낌과 인공감, 안정된 로큰롤 사운드와 미래적 감성이 기묘하게 공존한다.

전반적인 사운드의 타이트함도 놓쳐서는 안 되겠다. 그 소리를 발로 밟는다고 해도 약간밖에 눌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레코딩을 할 때 수많은 오버 더빙과 엔지니어링을 거쳤다는 증거로, 한 곡 한 곡을 산고(産苦) 속에 완성해 간 흔적이 역력하다. (하긴 지금까지 RADIOHEAD가 발표한 앨범 중에서 제작 기간이 가장 길었던 앨범이 아니던가. ) 결국 견고한 감상(感傷) 지향, 섬세하면서도 폭발성을 감춘 절제된 연주, 풍부한 텍스처와 함축적 가사 등 [OK Computer]는 모든 점에서 전작을 뛰어넘는 것이다.

 

[OK Computer]

그런지한 기타음으로 시작하는 첫 곡 'Airbag'은 일종의 프롤로그 역할을 하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사운드 측면에서 주목되는 바는 Phil의 드러밍이 컴퓨터로 섬세하게 분할되어 상당히 그루브하고 독특한 텍스처를 추가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스와 드럼을 강조하고 그 위에 이펙트를 입혀가는 Dub 스타일의 실험이 특이하다. 자동차와 위험에 관한 Thom의 아이디어가 바탕이 된 곡이다.

싱글 커트곡 'Paranoid android'가 재즈 스타일의 드러밍 속에 차분히 시작된다. 가장 호평을 이끌어낸 곡답게 앨범의 특징이 알뜰하게 다 담겨 있는 요약본이다. DJ Shadow와 BEATLES의 혼합을 기도했다는 Colin의 말이 재미있는데, 이리저리 사운드를 분해하고 그것을 다시 조합하는 실험을 RADIOHEAD는 여기서 감행했다는 말이다. 네 곡 분량의 아이디어를 한 곡에 쏟아 부은 듯 끊임없이 전환되는 구성력이 놀랍다. 어쿠스틱하게 흘러나오던 남미풍의 리듬이 어느새 강력한 그런지 리프로 변모하는 식으로 유연하면서도 극적인 대목이 많다. 가사에 뚜렷한 의미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Suterranean homesick alien'은 Intro - Verse - Chorus - Outro식의 간명하고 전통적인 형식을 크게 위배하지 않은 노래다. 곡 구성의 관습성은 사운드의 참신함으로 충분히 상쇄되고 있는데, 아무 서두를 것이 없다는 듯, 나른하면서도 여유있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리버브의 효과적 활용으로 더욱 고조된다. 역시 이스케이피즘을 노래하고 있는 매우 낭만적 트랙이다. 재미있게도 'Paranoid android'와 'Suterranean homesick alien'에서는 정서적 거리가 멀수록 아름답고 순수한 것으로, 가까울수록 추악하고 더러운 것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아주 높은 곳에서' 내리는 비는 '나'를 정화시키는 것으로 묘사되며('Paranoid android'), 그와 같은 인식은 우주선을 얻어 타고 현실에서 멀리 벗어나, '별들과 인생의 의미'를 알게 해 줄 에테르적 공간으로 향하고자 하는 충동('Suterranean homesick alien')으로 이어진다.

네 번째 곡 'Exit music'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엔딩 테마로 쓰인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딕적인 느낌이 많이 스며 있는데, 독특한 코러스와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클라이막스 부분의 짜릿함은 곡을 결코 잊지 못하게 한다.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도망가라는 내용.

'Let down'은 애잔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감성적 언어가 탁월하게 조화된 곡이다. 코드를 보면 Verse의 A → E → F#m → E와 Chorus의 D → A → E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강렬한 자극은 드물지만, 감정의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부류의 곡이다. 가사의 감수성은 문학성을 논할 만하다. '수송 도로와 전차선, 출발과 정차, 이륙과 착륙' 등에서 나타난 시멘트빛 도시적 감회는 '나'에게 '극도로 공허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끝내 스스로를 '바닥의 벌레처럼 바스러진' 존재로 비하하며 희망을 감상에 불과하다고 부정하는 대목은 극단의 절망을 보여준다.

여섯 번째 곡 'Karma police'는 가장 기타팝의 정석을 벗어나지 않은 곡인데,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고 북구(北歐)적이다. 피아노 연주가 전반적으로 단정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유도하고, 여타 다른 악기들은 매우 절제되어 있다. '잠깐 동안 나는 미쳤던 거야'라 절규하는 인상적 부분은 카타르시스를 가져온다. Thom은 이 곡이 앨범 안에서 유일한 Joke라며, 애초에 'Karma police, arrest this man(업을 다스리는 경찰관이여, 이 남자를 체포해 주시오)'같은 가사는 연재 만화의 대사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코멘트를 했는데, 글쎄 이 숨막히는 단조의 곡을 그처럼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런지.

로봇 나레이션의 'Fitter happier'가 잠시 흐르고 나면, 'Electioneering'이라는 펑크적 에너지를 담고 있는 로큰롤이 흐른다. 이어지는 9 번째 트랙은 'Climbing up the wall'. 가장 RADIOHEAD다운 넘버가 아닐까. 약과 허무에 취한 분위기. Thom의 보컬도 거의 가성으로만 흐른다. '나'라고 존재의 실체도 모호한데, '너의 장난감을 처박아둔 지하실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가 '나'이고, '죽기 전까지 친구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고독, 디오니소스적 본능의 복합으로 해석하는 편이 안전하겠다.

'No surprise'는 팔릴 만한 팝을 기피했던 [OK Computer] 속에서도 유독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곡이다. 글록켄스필(음계가 있는 종)은 맑은 수정같은 영롱함을 느끼게 한다. 선율이 주는 클라이막스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차분하고 감미로운 무드는 내내 손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알고 보면 'No surprise'는 생각보다 훨씬 우울하고 절망적인 내용이다. 되풀이되는 '그 어떤 불안도 놀람도 없이'라는 비원(悲願)은 결국 현재가 불안과 놀람으로 가득차 있다는 암시가 아닐까.

'Lucky' 는 보스니아 난민 돕기 [Help]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무거운 단조의 곡. 역시 난해한 비유로 가득찬 가사다. 'The Tourist'는 앨범을 마무리하고 있는 트랙으로, 보컬은 거의 처음부터 고음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사운드는 이완되었고 공간의 쓰임새도 좋다. 마지막 곡으로서는 참 잘 선택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 소통과 인생에 있어서의 속도에 관한 곡이라고 Jonny가 밝혔다. 'Tourist'라는 제목의 유래는 잘 알려져 있는데, 단 10분도 안 걸려 후다닥 관광을 끝내 버리는 미국인 관광객들을 보고 떠오른 아이디어라고 한다.


글을 맺으며.....

결론적으로 [OK Computer]는 1990년대 록을 마무리하는 걸작 레코드로서 결코 놓칠 수 없는 명반이다. RADIOHEAD는 [OK Computer]를 통해 이미 거장(巨匠)의 길에 접어들었다. 앨범 판매나 차트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한 것이다. 그렇다고 RADIOHEAD는 아방가르드한 자신들만의 잔치에 몰두할 타입도 아니다. RADIOHEAD는 결국 대중의 기호 안에 존재하는 밴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후속작을 기대해도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밴드를 가질 수 있는 세대라는 게 행복하지 않은가.

이밖에 [My iron lung]도 사실 상당히 괜찮은 EP로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요즘 영국 밴드들이 성실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RADIOHEAD나 OASIS, SUEDE의 b-side를 들을 때가 그 경우다. 도저히 b-side라고 믿을 수 없는 트랙들이 즐비한 것이다. 'How can you be sure'같은 곡은 구하기도 어렵지 않으니 추천하고 싶다.

RADIOHEAD의 [OK Computer]를 끝으로 1990년대를 장식한 10대 명반을 다루는 연재는 완결했다. 연재 초기에 그런지 계열의 앨범에 무려 5장이나 할애한 탓에, 1990년대 록을 총체적으로 대변하는 앨범 선정이 아니었던 점은 후회스럽다. 특히 MY BLOODY VALENTINE의 [Loveless]가 제외된 점이나 THE STONE ROSES의 데뷔 앨범이 1989년작이라는 이유로 포함되지 못한 점은 실수였다. 인더스트리얼 계열과 하드코어록에 대해 다루지 못한 점은 개인적 취향의 탓도 크지만 역시 이 연재가 가진 한계다. 그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1년 7개월에 걸친 연재를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킨 것과 유니텔 동호회 사이버 록 스페이스에 미력한 기여를 남길 수 있었던 점은 기쁘다.

 

 

본 자료는 모던록 감상공간의 자료들을 편집한것임.

alternative is dead 2001.0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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