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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님께 위로의 말씀..

루저1998-11-10 17:07조회 0
클루리스죠?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부유한 중산층의 자녀로 나와서 마론 인형놀이하듯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던 그 영화말이예요. 뭐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전 또 나름대로 그 영화 재밌게 봤거든요. 거기에서 알리시아가 발표 수업때 나와서 '요즘 얼터 음악'운운 하면서 비난했던 것이 오 정현님의 의견과 비슷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오 정현님의 말씀은 그래도 알리시아의 말보다 훨씬 울림이 있군요. 뭐랄까, 거기엔 라디오헤드의 음악의 원류까지 다 가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절망감같은게 느껴져서요. 라디오헤드를 끊어서 까지 그 감정에서 벗어날 만큼 그렇게 치열해 본적이 없어서 정현님이 오히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그래도 라디오헤드가 절망감을 극대화 시키는 밴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극대화된 절망감때문에 비틀거린 누군가가 라디오헤드를 들었던 거겠지요.
일상내에는 어둡다고 할만한 여러가지의 요소들이 잠복해 있잖습니까? 그 어두움때문에 슬퍼 졌을 때 저같은 경우는요, 노다웃이나 스파이스 걸즈를 들으면
모욕을 받는 느낌이 든답니다. 소외감도 느껴지겠지요. 그때의 어두움은 더욱 극대화될거 같아요. 물론 정현님이 들으신다는 밝은 노래에 대한 추정은 아닙니다.

그런데 라디오헤드나 아니면 다른 그늘 속의 음악들을 듣게 된다면 비록 그 어두움때문에 그저 중도에서 그쳤을수도 있는 슬픔이 바닥까지 내려가게 될 수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의 감정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하는 비참함은 없는거 같아요.

다른 디스코 음악이나 혹은 프로그레시브 록보다 70년대의 펑크 록이 그리고 90년대의 얼터너티브 록이 '세대의 목소리'로 자리잡은 데에는 그 이면에 절망적이고 대안없는 채 살아야 하는 분노의(펑크), 혹은 무기력한(얼터너티브) 청년 세대에 대한 진지한 반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닐 영이 그랬잖아요? "현세대(90년대)들은 히피즘(60년대의 공동체 유토피아를 꿈꾸던 낭만주의)이 가능했던 전 세대들보다 훨씬 더 불행하다."라구요. 우리는 대안도 희망도 생성불가능한 세기를 살고 있는 겁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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