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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헤메는 여러분들!!

루저1998-11-25 14:06조회 0
전에 현실님이 말씀하신 바 있지만 라디오헤드의 노래를 들어서 우울해지는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 속에 알게 모르게 있는 우울의 요소가 라디오헤드를 찾아 듣는 겁니다.
저같은 경우엔 아주 즐거울 때에 No Surprises나 Creep, Nice Dream을 듣지는 않거든요.

우울하고 슬퍼질 때 , 무엇보다 외로워도 주위에 하소연할 아무도 없을 때, 있어도 원하지 않을 때 저는 라디오헤드나 스피리츄얼라이즈드 혹은 앨리스 인 체인즈의 노래들을 듣는 답니다.

슬픈 감정의 중간까지 내려갔다 올라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들에서 라디오헤드의 노래들때문에 바닥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건 제 나름대로의 자가처방법인거 같아요.

괴로울 때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건 사실 없답니다. 음악을 찾아 듣거나 나가서 술을 마신다던지 친구를 만난다던지.. 그 모든 것들이 실제로 우리의 괴로움을 덜어주는 정도는 정말 미비하지요.

괴로움이 시간이 지나서 흘러가 버리기 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건 기다리는 것밖에 없나봐요. 그리고 다음 번의 또다른 괴로움이 더 큰 크기로 다가오기 전까지 유예기간처럼 주어진 시간들을 수월하게 사는 척 하는거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외로움이나 절망은 면역성이 없다는 것도...

그래도 인간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어떤 곳이 있다면 그 기간을 이겨내는데 아주 약간은 힘이 될지도 몰라요. 잠깐씩은 잊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것마저 없다면 정말 얼마나 끔찍하게 외롭겠어요.

공감대... 이것때문에 여러분들은 라디오헤드를 듣지 않으세요?

No Surprises만 열 번 이상 되돌려 듣던 날이 있어요. 저의 일상도 바로
'놀라움이나 경고가 없는' 삶이길 바랬지요. 괴로움을 지우기 위해서라면 즐거움도 기꺼이 내 놓고 정말로 android같은 삶을 살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요..

괴로워하는 여러분들에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네요. 쉬운 위로라는건 하고싶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 삶의 어떤 기간을 거쳐나올 필요가 있다는 말만 하고 싶습니다.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면 말이지요.

물속에 자신의 머리를 수장시켰다가 끝내 다시 나오고 마는 톰 요크처럼 때로는 위악적인 자살의 제스쳐도 필요할지 몰라요.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면 말이예요.

견뎌 나오세요...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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