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중앙일보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조작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의 상당히 중추에 저희 아버지가 계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이 연구를 위해 지난 20년을 투자하셨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금요일 그 결과를 맛보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중앙 일보가 하루 먼저 보도 협정을 깨고 발표를 해 버렸습니다.
아버지는 난생처음 사색이 되셨습니다.
사이언스에 표제기사가 나기로, 이미 계획이 되어있었고,
역시 사이언스 지의 주관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한국 시간으로 금요일 새벽 4시에
동시에 발표하기로 약속이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에 소위 말하는 엠바고 라는 것이 발동된 것이지요.
(엠바고 : 흔히 일정 시점까지의 보도금지를 뜻하는 매스미디어 용어로 잘 알려져 있다.
또는 취재대상이 기자들을 상대로 보도자제를 요청하거나 기자실에서 기자들 간의 합의에 따라
일정 시점까지 보도를 자제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사이언스지는 독점 기자 회견 내용이 미리 새어나갈 경우 심할 경우 논문 게재를 취소합니다.
이번 연구는 사이언스지에 표제로 나갈 예정이었고, 그만큼 센세이셔널한 주제인 것이지요.
그걸 중앙 일보가 먼저 때려버린 겁니다.
발표 내용은 저도 이미 일주일 전에 알고 있었습니다만,
아버지의 신신 당부에 가장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모른다,
뭔가 하시는 거 같은데 모르겠다라고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을 그들이 산산 조각 낼 수도 있었다는 말이죠.
동아 일보도 보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동아일보는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중앙 일보는 조선일보 뒷통수를 쳐 대는 그동안의 작태를 생각 해 봤을 때 정말 열받더군요.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치다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황급히 기자회견 일정이 앞당겨 졌지요.
오늘 오후 2시로. 그런데 공중파 방송이며 케이블이며, 이 내용을 어디서도 중계를 안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뉴스 전문채널이나l 공중파 3사는 전부 빌어먹을 비자금 청문회-도대체 왜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를-중계만 내 보내더군요. KBS 2 TV는 한 술 더 떠 무슨 스키 중계를 했구요.
인터넷 실시간 뉴스도 역시 외면했습니다.
결국 저희 아버지와 동료 연구원들 께서 밤을 새가며 연구한 결과는
빌어먹을 정치판의 썩은 돈줄 보다도 못했다는 겁니다.
연구에서 없어서는 안 되었을 한양대학 병원 연구진과 미즈메디 병원 연구진은 이야기도 안나오고
나와도 한마디 정도.
저역시 공대에 진학할 예정이고 정말 기회가 된다면 의대 교수가 되어 연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왜 이공계를 굳이 선택해서 연구를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몸짱아줌마가 오마이 뉴스 기자가 된 것이나 이승연씨가 위안부 누드한것은 헤드라인 거리가 되어도,
세계 최초로, 그것도 세계 석학들도 놀라 넘어진 연구 결과는 흔적도 보이지 않는 나라에서
왜 이공계를 선택해야 되는 겁니까? IT같은 당장 돈되는 기술은 떠받들고
순수과학은 비전이 없는 이나라에서 왜 이공계를 택해야 하는 겁니까?
서울대만이 스팟 라이트를 받고 같이 연구한 BT 사업단 연구진은 사진 한 장 안나오는 이 나라에서
뭘 기대하고 이공계를 지원하란 겁니까?
물론 연구라는 것은 어떤 결과물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란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연구의 보람은 느끼게 해 줘야하는 것 아닌지 싶습니다.
정말이지 오늘은 절망스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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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글은 줄기 세포 연구 개발자 아들 되는 분이 쓴 글이라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 줄기 세포 조작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굉장히 대단한 연구인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지 역시, 이공계나 의학계에 있어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국제적인 학술지입니다.
줄기 세포 연구는 사이언스 지를 통해 발표가 되도록 약속되어 있었고
이것이 국제 언론사에 엠바고란 형태로 미리 협약이 되어 있던 사안이었습니다.
국제 과학계에서 크게 다루어질 예정이었던 거죠.
대체 저 기사를 다룬 기사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 기사를 잡음으로 해서, 그 기자의 위치는 얼마나 상승했을까요?
아니, 다시 고쳐말해서, 그 기자가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조작 성공이
대체 뭘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는 하고 쓴 걸까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알았을까요?
사이언스 지에 실릴만큼 획기적이었다는 걸 알았을까요?
만약,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쓸 수가 없었을 겁니다.
알고도 썼다면 그 사람은 기자가 아닌 개자식일 겁니다.
슬프네요.
정계에 밀리고, 연예계에 밀리고, 하다못해 기자들의 무책임한 발언에까지 밀려
이렇게 천대받는 우리나라 이공계가.
우리나라 이공계
ninja2004-02-13 23:46조회 714추천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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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아이시떼루2004-02-14 01:24
우리나라 신문은 .. 어처구니없는걸 잘하잖아요... 참..나..
psyche2004-02-14 02:10
정말 한심해요.. 중앙일보는 예전에 망했어야 했어요.. 오히려 잘 팔리고 있으니,, 원;;
난 정말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생각을 바꿨음 좋겠어요
난 정말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생각을 바꿨음 좋겠어요
좀머아줌니2004-02-14 02:23
역시 조중동입니다. 역시. ㅡ,.ㅡ
elec2004-02-14 02:42
젠장.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나나2004-02-14 03:51
모야 이게 진짜 ㅠㅠㅠㅠㅠ
스캇2004-02-14 03:52
-_ 암울하군요..
Meditation2004-02-14 06:16
공대에 떨어지고.. 재수를 하는데
문과로 계열전향을 할까.. 이과로 계속 갈까 하다가...
이과반으로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슬프네요.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매번 같은 음악의 같은 부분에서 감동을 느끼듯,
그렇게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과로 계열전향을 할까.. 이과로 계속 갈까 하다가...
이과반으로 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슬프네요. 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매번 같은 음악의 같은 부분에서 감동을 느끼듯,
그렇게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yazasuㆀ2004-02-14 07:42
...
Corn2004-02-14 17:28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