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잊고 지냈을까?
귓구멍에 딱 맞게 깊숙히 들어온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온 몸의 세포가 짜릿짜릿했다.
움직이는 길거리 속에서 소음과 차단되어 들리던 음악의 묘미.
음악이 좋다 싫다를 떠나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참동안 씨디피를 놓고 다니다가 정말 오랜만에 거리를 걸으며 듣는 음악은
기분을 구석구석 좋게 만들었다.
Flaming Lips가 흘러나온다. 그래. 좋았지. 참-
신발이 무거워서 다행이었다. 몸이 부웅부웅 뜰거 같았다.
날은 거뭇거뭇해지고 바람은 차가와지고 손가락은 리듬을 타고.
지하철역에서 집까지가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처음이었다.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기가 싫었다.
발걸음 소리가 귀밖을 통해 안으로 들리는게 아니라 귓속으로 부터 들려
베이스 소리처럼 합쳐져서 궁궁궁궁 흥겹다.
집앞까지 다 왔지만, 나는 집근처를 한바퀴 더 돈다. 세바퀴째 돌아왔을땐,
어둠을 바리게이트 삼아 급기야 춤을 춰버렸다.
누가봐도 해석할 수 없는 요상한 격렬함.
음식물 쓰레기를 탐닉하던 얼룩고양이가 놀라 달아났고,
놀란 나도 펄쩍 뛴 충격으로 씨디가 튀어버려 음악이 끊겨버렸고, 현실로 돌아왔다.
내일은 뭘 들을까? 하는 설레는 맘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뭘듣지?
좀 신나면서 붕붕 뜰거 같은 거. 시끄러운거 말고.
뭐가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