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20분간의 상념
Meditation2004-02-22 03:16조회 378추천 17
정신이 들었다.
이불 속... 침대 위... 왼팔은 이불 바깥에, 오른팔은 이불 속에 있다.
눈은 아직 뜨지 않았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눈을 감고 있는 것은 곧 견디기 어려워진다.
살짝 눈을 떠 본다.
바깥은 비 오는 소리가, 그리고 방은 세피아 톤으로 물들어 있다.
눈은 무리 없이 떠졌다. 비가 와서인지, 눈을 떠도 여전히 몽롱하다.
벽에 붙은 포스터와,
약이 떨어져 움찔거리는 벽시계와,
제대로 쳐 본 적이 없는 통기타.
정신이 들어도 눈을 뜨기 싫은 것처럼
눈을 떠도 일어나긴 싫다.
그거 알아...?
꽃을 좋아하는 악마도 있어...
빛의 악마도, 무지개의 악마도, 눈의 악마도 있어...
어째서 인간들은
천사가 대재앙을 내리는 것은 이해하면서
악마는 항상 악마라고 생각하는거지?
인간은 낙인 찍기를 좋아해.
인간은... 자기 합리화를 잘해.
이불 속에 있는 팔을 꺼낼까? 이불 밖의 팔을 넣을까?
어느 쪽도 좋지만, 서늘하게 식은 왼팔을 따뜻하게 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서
아버지께서 일어나셨다.
틀림없이 아직 자고 있으면 깨우시겠지.
몇시인지 모르겠다. 움찔거리는 벽시계는 6시 50분...
나는 일어날까 말까 계속 고민했다.
일어나서도 나는 그걸 고민하고 있었다.
갑자기 자세를 바꿔서 그런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곧장 거실로 가서 다시 누워버렸다.
머리에 뜨거운 피가, 쫙, 하고 흐르는 게 느껴졌다.
일어났구나. 바깥엔 여전히 툭툭 비가 내리고
어둑어둑한 하늘은 오래된 색조를 흩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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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Meditation2004-02-22 03:17
아, 그리고 일어났을 때 시간은 9시 30분이었다.
雨2004-02-22 04:52
무감각
haley2004-02-22 06:20
아니야 아니야 어떻게 이리 나랑 오늘 아침 일어난 시각과 한 일과 느낀게 똑같을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