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Meditation2004-03-21 12:30조회 385추천 4
지하철 시리즈가 한참 유행할 때...
이걸 쓰려고 했었으나...
지하철 시리즈는 좀 가볍고 웃을 수 있는 내용으로 가야겠기에..
안쓰고 있었다.
이젠 써야지!
-ㅅ-;;
지하철이 딱 한 노선 있다.
이 도시의 요소요소를 다 구석구석 돈다고 자부하는 모양이지만
20년을 이 도시에 산 나로서도 노선표에는 모르는 지명이 속속 등장한다.
지하철이 처음 만들어질때
우리 집 앞으로 지하철 지나간다고 좋아했었다.
농담 섞어서 뒤로는 비행장, 앞으로는 철도에 도로 당연히 뚫려있고
지하철까지 지나가면 완전 교통으로 떡을 칠한 동네가 될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지하철을 타지 않는다.
지하철이 생기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 보았다.
'여기쯤 내리면 되겠지'했는데 너무 멀어서 걸어내려갔다.
그다음날에는 한정거장 더갔는데 너무 멀어서 걸어올라갔다.
그렇지... 우리집이 딱 중간에 있는 거다.
그래서 걷기 귀찮아서 안탄다. 바빠서 타는 지하철, 굳이 걸어서 탈필요없다.
지하철이 생기고 몇년이 지났을까.
쫌있으면 고3이 될 놈이 까불까불거리면서 씻지도 먹지도 않고
까칠까칠한 모습으로 거실에 앉아서 테레비를 보고 있었드랬다.
화면에는 무슨 전쟁, 혹은 테러 장면인 듯한 영상이 휙휙 지나갔다.
장하다, 이라크! 하면서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어머니의 밥을 기다렸드랬다.
나중에 소리를 키워서 보니까 그게 우리 도시였다.
우리가 '시내'라고 부르며 자주 놀러다녔던 곳이었다.
그러고보니 익숙한 간판이 군데군데 있었다.
테러는 테러였다.
우리는 거기서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았고
우리 학교 선배도 있었다. 서울대에 합격해 두고 영어학원을 가다가...
그 후로 또 1년이 지났다.
친구놈이 시내에 볼일이 있대서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됐다.
중앙로 역에는 1주년을 기념하는 이런저런 일을 벌여놓았다.
중앙로 한켠에는 그날의 시커먼 연기자욱이 그대로였고
우리의 지하철에는 불도 잘붙고 유독가스도 잘나는 폴리우레탄 의자시트가 그대로였다.
대구.
태풍 불면 넘어진다고 동대구역 가는 길의 가로수를 갈아치우자고 한다.
그게 넘어졌었나?
벌어진 일 뒷처리도 제대로 안해놓고 앞으로 생길 일을 걱정하는
저 선견지명을 가진 놈들이여.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2개
스캇2004-03-21 12:36
그랬군요 ;;
s2004-03-22 02:31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