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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Keeping the oxygen2004-03-23 10:56조회 341추천 1
그저께 새벽에 오랜만에 삶의 활력소 불건전자료를(미연시라고 해두자.) 검토하느라고 잠을 4시간밖에 못 잤는데
졸린 몸을 이끌고 10정거장도 더 넘는 구간인 낙원상가를 지하철을 타고 갈 수 밖에 없었던건
베이스를 하루빨리 쳐보고싶은 빌어먹을놈의 마음때문이었다. (빌렸는데 고장나서 고치러갔다 씹)

어쨌건 그렇다고 치자. 사실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어제 뭐했나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니깐;

고치고 다시 지하철로 즐거운 스텝을 밟으며 걸어갔다.
리시버는 헤드폰. 볼륨은 20/25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서 헤드폰을 뚫고 들어오는 소란이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니 왠 노약자석 쪽에 앉아있는 한 청년(키는 나랑 비슷하고 몸집이 좀 컸던 한 20대 중반? A씨라 하자.)이랑 할아버지 몇분, 노약자석에 앉으려하는 할머니 한분등 노인들과 시비가 붙었다.(나는 문 앞에 서 있었고 바로 옆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 중 할아버지 한분(B씨라 하자.)이 할머니 앉으신다는데 빨리 일어서라고 발을 툭툭 친게 화근이었나보다.(바로 전까지도 노래듣고 있어서 그 전 상황을 잘 모르겠다.)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A씨가 일어나면서 "왜 발을 차세요"하면서 B씨를 밀쳐냈다.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채고 헤드폰을 벗었을 땐 좀 늦었나보다.
바로 내 옆에서 이름도 모르는 두 사람의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옆에 서있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 그리고 B씨는 호통을 치면서 A씨를 때렸고(어떻게 때렸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A씨는 화가나서 다시 B씨를 주먹으로 때렸다.
그걸 지켜보고 있던 몇몇 아저씨들이 싸움을 말리러 다가갔고 나도 가서 말려야하나하고 생각할쯤에 그들은 내가 다가갈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고 싸움은 격화되고 있었다.
그러다 B씨가 넘어졌는데 A씨가 발로 한번 밟았고 몇사람이 달려들어 B씨를 일으키고 그 두 사람을 때어놨다.
내가 탑승했던 칸엔 A씨와 B씨를 비롯, 그 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욕이 남발하고 있었다.
싸움은 그걸로 종결되었고 A씨는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내가 뭘 잘못했냐고"를 연발하며 내렸고
싸움 중간중간에 끼어들어 한대씩 때리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젊은 사람이 어떻게 노인을 때리냐고", "지 부모한테도 저렇게 하냐고" 한마디씩 욕을 했다.
B씨. 정작 그 할아버지는 "난 괜찮아요"라는 짧은 답과 몇몇 중얼거림뿐 달리 말이 없었다.

그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관골의 약간의 상처와 아무도 모르게 파르르 떨리는 할아버지의 주먹을 보면서 집에 갈 때까지 씁쓸했다.

뭐. 난 누가 잘못했다 뭐다 그런식의 평가는 안하려 한다.




그건 그렇고

오늘 학교에서 집에 오늘 길에 지하철에서 키가 작고 손이 작은(손가락이 갸냘퍼보이는 +_+) 사람(여자. 아흥)을 봤는데
왠지 손 한번 잡아보고 싶다는 것 보다(뭐 그 것도 좋다 잇힝 :$) 그 사람한테 기타나 베이스치게 하고 싶어지더라.

-_-;





참참 생일 축하해준 사람들!
육점이 빼고 다 사랑해요 ♡ (special ThankQ 상Q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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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눈큰아이별이2004-03-23 11:06
노약자 보호법이 따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지하철에서 그렇게 정한 것은 법규가 아니라 '문화적 권장사항'이긴 하지만

개새끼네


덧붙여서,
할아버지들도 좀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모습은
좀 없었으면 하지만....
그 분들은 이미 굳을 대로 굳어지셨으니;;;;

젊은 사람들이 조심하고 배려해야지.
건강한 몸뚱이가 있으니.
스캇2004-03-23 12:26
+_+
psyche2004-03-23 12:27
음...나도 예전에 버스서 그런 일 당했었어. 중1 때.

나 오늘 지하철에서 너 닮은 학생 봤었어. 그래서 자세히 보고 명찰도 봤는데 이름은 아니더라.;
D2004-03-23 13:24
멋지다! 삶의 활력소라니?:$ 그게 뭐야?





나도, 손 예쁜 사람 좋아.(헛소리)
……2004-03-23 13:49
나를 봤구나
내 손이 좀 갸날프긴 하지 (흐뭇)


그나저나
청춘이란 좋군요
「새벽까지 미연시 검토」라니..우후후후후후후후 (의미불명)
`상Q,2004-03-23 14:22
기타나 베이스 치면 손 상해... 그런아가씨만나면 내 연락쳐줘 내 주머니에 넣어놓게 .
딸기주스2004-03-23 14:34
너 고등학교 갔냐.........아마도 그랬겠군아. 이런;
2004-03-23 17:19
베이스 열심히 쳐~홧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