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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참고..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4-05-07 10:18조회 371추천 8
전 피터~밴드는 잘몰러서..
그냥 반가운이름이 있길래..^^



  
'라디오헤드' 키드
피터팬 컴플렉스 2집 < Transistor >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배성록(beatlebum) 기자    
  

▲ 피터팬 컴플렉스 2집 < Transistor >  

ⓒ2004 배성록
비공식 데뷔작인 <1인칭 주인공 시점> 시절만 해도, 피터팬 컴플렉스는 꽤나 전도유망한 모던록 밴드였다. 유재하 가요제 출신인 전지한은 보컬과 작곡 양면에서 주목할 만한 능력을 보여 주었고, 드럼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연주도 안정적이었다.

결정적으로 이들의 음악에는 후렴구를 한번 듣고 나면 머리 속을 뱅뱅 맴돌며 잊혀지지 않는, 강력한 훅(hook)이 존재했다. 이건 분명 흔하지 않은 재능이며, 특히 인디 밴드로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면모였다. 때문에 이들이 자신들 음악에 잠재한 '플라시보'와 '라디오헤드'의 망령만 제대로 떨쳐낼 수 있다면, 꽤 괜찮은 밴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메이저 데뷔 음반인 < Radio Star > 역시 < Neonsign > 같은 곡에 드리운 톰 요크의 그림자가 다소 불안할 뿐, 자신들의 재능과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음반이라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피터팬 컴플렉스는 그대로, 마법의 가루라도 뿌린 것처럼 훨훨 날아오를 것처럼 보였다.

막 나온 2집 음반 < Transistor >를 듣고 난 지금, 나는 피터팬 컴플렉스를 호평했던 내 혀를 잘라내고 싶은 기분이다. 이들은 2집을 통해 가능성 있는 인디 밴드에서, 순식간에 라디오헤드 카피 밴드로 전락했다. '트랜지스터'라는 음반 제목에서 '라디오(헤드)'를 연상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트랜지스터'라는 제목이 달린 이 음반은 한마디로 라디오헤드를 위한, 라디오헤드에 의한, 라디오헤드에 대한 음반이다. 세밀하게 말하자면 라디오헤드 2집 < The Bends >와 3집 < OK Computer >의 음악적 아이디어와 사운드의 특질을 고스란히 가져다 인용한 음반이다.

아마도 이 음반을 톰 요크가 듣는다면, 감상하는 내내 꽤나 우쭐한 기분이 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자신의 노래를 이처럼 추종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니! 이미 '트래비스' 같은 애들이 라디오헤드 초창기 음악을 신나게 흉내낸 전적이 있긴 하지만, 동양의 록 밴드가 이 정도로 유사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젊은 시절을 내내 라디오헤드의 < OK Computer >를 들으며 보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요컨대 이 음반은 라디오헤드 팬클럽에서 '팬으로서의 충성도'를 테스트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딱 그만일 음반이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매 트랙마다 반드시 라디오헤드의 곡이 떠오르게 되어 있다. 진정한 팬이라면, 전주만 듣고도 피터팬 콤플렉스가 라디오헤드의 무슨 곡을 흉내냈는지 알아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나도 한번 매 트랙마다 맞춰 보려다가, 중간에 그만두었다. 거의 모든 곡이 그에 해당하는데, 전부 찾아낸다는 일이 힘겹게 느껴진 탓이다. 몇 곡만 예를 들자. 음반의 첫 곡 <트랜지스터>를 들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 Airbag >이 떠오르고, 타이틀곡인 < You Know I Love You >는 영락없는 < Karma Police >다. <완성에의 부족>은 딱히 어느 곡이라고 할 것 없이 < OK Computer >의 모든 곡들을 두루 섞어놓은 듯한 트랙이며, < Burn It Down >은 < Paranoid Android >의 '복제'라 해도 무리가 아닌 곡이고, 마지막의 그룹송 <피터팬 컴플렉스>의 전주를 장식하는 영롱한 실로폰 소리는 다름 아닌 < No Surprise >다.

놀랄 것 없다. 이외에도 수두룩하니 말이다. 화낼 것도 없다. 피터팬 콤플렉스는 이런 음반을 내놓고도, 아주 당당하기 때문이다. 이 음반에 앞서 내놓은 EP <2-0.5>의 홍보 문구에는 '라디오헤드의 < OK Computer >를 연상시키는 기타팝'이라고 쓰여 있었을 정도다(이 EP의 표지와 제목 역시도 라디오헤드의 싱글 <2+2=5>를 베낀 것이다). 이들에게 인용이나 도용은 전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누군가가 피터팬 컴플렉스의 면전에서 대놓고 "라디오헤드 흉내쟁이들!"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해도, 이들은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분개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자신들의 의도가 적중했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매우 기쁘게 그 삿대질을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 Transistor >의 음악들은 라디오헤드가 4년 전에 집어치운 우울한 기타 록을 고스란히 베껴 먹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이딴 음악을 음반으로 내놓는 의도는, 아마도 2, 3집 시절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그리워하는, 그래서 그와 비슷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음반이라면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치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을 하는 것보다는, 욕을 먹더라도 라디오헤드를 카피하는 것이 더 잘 팔린다는, 상업적인 의도가 있단 얘기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 Transistor >의 제작 의도는 적중하지 못했다. 라디오헤드는 이미 4년 전에 < Kid A >를 통해 일찌감치 때려치운 그 음악들을, 끙끙대며 고민하며 만든 것이 아니라 천재적으로 '번쩍'하는 즉흥적 터치로 만들어냈다. 반면에, 피터팬 컴플렉스의 이 복제본은 수없이 많은 시행 착오를 거치며 만들어졌음에 분명하다. 아마 이들은 연습실에서 내내 라디오헤드 음악만 듣고 따라했을 것이다. 능력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는 셈이다.

그리고 전자가 상업화된 록 음악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최상의 예술품인 반면, 후자는 두말할 나위 없는 쓰레기다. 하긴, 그게 복제품의 운명일 것이다. 너훈아와 조영필이 죽었다 깨어나도 나훈아와 조용필이 될 수 없듯이, 전지한이 톰 요크가 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한 섭리이리라.  



이 음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돈을 받고 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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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Keeping the oxygen2004-05-07 10:30
rh 키드군요 으하하 (아레치 키드!)
배추2004-05-07 10:34
음...한번 들어봐야겠군..
후니어리니.?2004-05-07 16:36
글이 좀 거칠긴 하지만...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나저나 졸리네;; 여기 회원분들은 거의 야행성인 듯 아님 잠이 없으시거나;...접속자수 23,46;)
amsterdam2004-05-08 01:09
천재적으로 '번쩍'하는 즉흥적 터치.
나무2004-05-08 18:46
이글 읽기전에 듣고서 괜찮다 싶어 메모해놨던 밴드인데.
다시 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