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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암울한생물2004-06-14 05:52조회 356추천 8
영화의 영향으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살해했다는 설이 한때 유행이었으나

사실일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추측으로 다시 돌아오곤 한다.

뭐, 그 사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고,

그 이야기는 푸쉬킨이 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라는 책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화되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을 대조할 수 있다. ('나'가 아닌 '우리'라고 하는 것은 나말고도 그런 관점으로 그 작을 읽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추측하에 )

단순히 천재를 질투하는 범인의 이야기가 아닌, 내게는 예술론에 대한 고뇌를 담은 책으로 느껴졌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 만큼이나 당시 훌륭한 작곡가였고,

모차르트의 빛에 가렸던 그의 작품이 현대에 재평가 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 해준다.

그러나 문제는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였다.

영화속에서 그려진, 혹은 푸쉬킨의 책에서 그려진 살리에리의 모습은

예술론에 광적인 집착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예술지상주의자이며, 그에게 유희란 없고, 인생의 목적 자체가 음악일 뿐이다.

반면 모차르트는 쾌활한 바람둥이였고, 그는 영감으로 음악을 만드는, 천재였다. (그가 비록 그 위치에 오르기 위해 어릴 때 무던한 피아노 연습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의 천부적인 재능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그저 연주 실력 좋은 연주가에 머물었을 것이다. )
이러한 모차르트는 예술론에 관심이 없었다.

당시대의 음악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예술사의 획을 긋기 위해 막중한 부담은, 최고의 음악가라 평가받은 모차르트 아닌, 살리에리의 고민이었던 것이다.

살리에리가 화가 났던 것은 어쩌면 모차르트가 천재라는 사실보다도, 그가 아무 고민없어 보이는 인물이라는 사실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모차르트의 즐거운 생활에 대한 분노이다.

같은 음악을 하면서 나는 이토록 치열하게 고뇌하는데
너는 왜 그리도 즐겁게 사느냐 ..

살리에리의 치열한 고민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의 분노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철없는 질투의 형태로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나도 예외는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살리에리에 대한 비판의 한마디(그대로 인용)

: 살리에리는 언제나 무책임하고 분별없는 감정의 과잉상태만을 유지하고 살았다.


예술론에 대한 저자의 정의 (그대로 인용)

: 예술은 인간성의 완전함과 위대성을 작품을 통해 객관화함으로써 자신과 타인들과의 의사소통 수단을 새롭게 확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심금을 울렸던 결정적인 Last 한 마디 (역시 그대로 인용)

: 창조적 재능과 인간성은 같이 가는 것




결론은 다시 나의 예전 생각으로 돌아왔다. 착하고 바르게 살자. 그러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얻기 위해 착하게 살자는 게 문제가 되나. 나는 너무너무 엑스세모동그라미를 얻고 싶으니 착하게 살 것이다.


















(윗부분은 레포트 같이 썼는데, 본글은 레포트와는 전혀 무관함을 밝혀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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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나이트초퍼2004-06-14 06:16
흐음..갑자기 생각난 오스카 와일드.
2004-06-14 08:59
신이 능력을 장난꾸러기 모짜르트 말고 진지한 살리에리에게 줬다면

뭔가 달라졌을겁니다
2004-06-14 09:03
영화 아마데우스 그래도 그는 평범한 인간중 왕입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예술에 간절한 그가 그능력을 가졌다면..

그를 붕괴시킨건 모짜르트는 신의 배신 였을지도

그가 분별없는 과잉상태가 된건 당연한것일지도 모릅니다

김세영2004-06-14 10:06
저도. 그런건 하나의 고정관념이라고. 아니 어쩌면 편집증일 것이라고 봐요. 저희 학교에도 음악선생 중에 "음악감상하는데 장난(비슷하게)하다니 음악을 모욕하는 거다"라고 하는 선생이 있는데..
사실 음악도 즐기는 거잖아요. 하나의 유희죠. 하나의 쾌락일 뿐인데.
차차2004-06-14 12:16
음.. 하지만 모짜르트는 정말로 장난 꾼이었는걸 .
살리에리 같은 사람이 보기에 그게 못 마땅했을수도 있지.
하지만 창조적 재능과 인간성은 같이 가는 것 이란 말은 너무 슬프다.
하지만 베토벤은 장난꾸러기가 아닌데도 성공 했잖아.
내 생각에 그건 노력차이.
왜 공부를 안하게 생겼는데 은근히 해서 공부 잘하는 애들이 있듯이.
영감이라는것도 중요하겠지 물론.
살리에리는 불쌍해. 모짜르트 덕에 열등감에 쌓여서 앞이 제대로 안 보였을거야.
R2004-06-15 09:06
내가 살리에리였다면.. 절대로 모짜르트를 다시는 만나는 일이 없도록
도망이라도 갔을텐데...열등감에 휩싸이게 자신을 내버려둔것도 살리에리가
현명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생각 하기도 전에 그의 입장에 완전 동화되서
나도 슬퍼지고 있는.. -_-
R2004-06-15 14:31
가끔 좋은 작품과 매치 안되는 작가or
정말 사람 좋은 작가와... 빈약한 작품을 만날때 느끼는....
인간성과 창조적인 재능이 언제나 같이 가는건 아닌듯..
"노력차이"
김세영2004-06-15 15:03
그럴때는 그냥 현실과 타협하는 편인데. 그냥 좋은 음악만 듣고 말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