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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의 대중성.

루저1999-03-03 05:35조회 0
그간 여기 친구분들의 글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 글들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도 늘어놓을겸 주절대보겠습니다.

라디오헤드. 1집. 억지로 대중적으로 팔아 넘기려고 만든 앨범...?
라디오헤드의 1집이 나온 시기가 92년쯤 되나요? 제 생각에 그 시기의 음악적 조류로 볼때 라디오헤드의 음악적 특성은 장애가 되면 되었지 어떤 상업적인 팔아먹기의 수단이 될만한건 기껏해야 지글거리는 기타 디스토션밖에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에 creep 때문에 Pablo Honey를 사고서는 '참 이상한 밴드도 다 있군'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라디오헤드에게선 뭐랄까, 밴드가 속한 나라 색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브릿팝 사운드라기엔 얼터너티브적이고 얼터너티브라기엔
또 뭐라 할 수 없는... 하다못해 둘다를 조금씩 빌려온 것같은 사운드라고 하기에도 한계가 있고. 이상하다 싶었지요.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마쵸적인 록 에너지를 불뿜듯 뿜는 곡들을 주로 안배하는게 유행이자 규칙(?)인 그 당시의 수많은 얼터 록 밴드들하고도 노선이 한참 달랐으니까요.

Creep의 경우도 그 노래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싫어서 죠니가 일부러 기타의 디스토션을 극대화해서 망치듯 쳤다는 일화가 거의 신화적이 될 정도로 유명해지긴 했지만 남의 노래도 아니고 자기가 속한 밴드의 노래를 '망치기'위해서 치는 미친 기타리스트는 없겠지요. 장난이라기 보다는 한 곡내에서의 다이나믹한 상충적 요소를 꾀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중의 하나가 잘 들어맞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앨범을 만드는 밴드들이, 우리가 그저 스쳐 지나가듯 넘겨 듣는 한 사운드의 효과를 내기 위해 며칠을 고심하고 단 몇 초간의 사운드를 위해 한 앨범분량에 맞먹는 사운드를 버리고 골라내는지요.

만약 정말로 망치기 위해 그런 식의 사운드가 나왔다면, 장난이었다면 말이지요, 그건 아마도 너무나 대중적인 사운드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일종의 혹독한 자가컨트롤에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헤드는 대중적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중성은, 다시 말해 팔아먹기를 위한 음악적 조작이 농후한 사운드의 일별하고는 거리가 있다고 보거든요. 병적일 정도로 상처를 드러내는 개별자의 의식과 어둡게 반짝이는 사운드는 스파이스 걸즈류의 사운드하고는 정 반대이니까요. 다시 말해 대중성에도 종류가 있다는 소립니다.

이들은 그들 고유의 음악적 진정성을 가능한한 대중성이란 공식의 가벼움의 반대편으로 가 또다른 형태의 무수한 대중(!)을 만나서 지지를 얻게된 케이스입니다. 많았지요. 그런 케이스들이... 레드 제플린과 도어즈, 유 투와 너바나....

어떤 대중성만이 진정하다라고 우기는건 음악적 선민의식을 부추기는 것외에는 아무 것도 낳을게 없지만 역시 이 앨범이 팔아먹기용 기획작품인가 아닌가를 일별할 수 있다면 그 대중성의 진정성 여부는 가늠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떻게 시작했느냐를 따지는 것도 위험합니다. 가령 제작사측의 기획작품으로 탄생한 뮤지션이나 밴드를 끝까지 그것에만 혐의를 맞춰 공박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그가 그렇게 시작했다고 해도 현재 그가 서 있는 시점이 어디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떤건지를 보고 싶습니다.
(꽤 가능성있는 음악들을 들려주며 힘차게 전진해 나온 머라이어 캐리가 그후로 걸어나오고 있는 길은, 모든 면에서, 1집을 좋아라 사서 들었던 저로 하여금 경멸의 대상으로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홀의 커트니 러브에 대한 생각도 약간은 저조기이고. 어째 여자들만? 안되지요. 남자밴드는 헐뜯을 애들이 없을까? )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이 상은을 예로 들 수 있을까요? 외국의 경우는? 글쎄요, 제 개인적으론 좋아하지 않지만 테이크 댓 출신의 로이 오비슨인가요?

나름대로의 성장을 꾀한다는 면에서 미워하고 싶지 않더라구요.

이상한 쪽으로 얘기가 가는군요. 음....

말도 길어졌구요. 좋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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