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김치 한 보시기이다.
베이스는 밥 한 주발이다.
드럼은 물 한 컵이다.
(키보드는 국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이 외에 여러가지 밑반찬이나 조미료를 넣을 수도 있지만, 대체로 식사를 위해선 세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
때로는 물이 없어도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고, 때로는 김치 없이 밥에다가 물만 말아먹어도 된다. 국이야 없을 때도 흔하다.
하지만 밥은 빠질 수 없다. 그래서는 식사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밥 한 그릇을 먹기 시작할 때와 다 먹은 시점을 기준으로 식사의 시종을 결정하지 않던가.
참 좋은 건, 김치는 1차적인 음식으로도 맛나게 먹을 수 있지만, 이차적인 조리 재료로도 매우 만족스럽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와 밥과 물만의 단초로운 식사가 질린다면, 지글지글 김치볶음밥을 해 먹어도 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치미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김치말이나 묵은 김치를 넣고 아예 밥을 끓이는 김치밥 등의 음식들도 즐겨 드셨다. 또한 김치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거의 모든 음식에 잘 어울린다는 점도 장점이다.
때로는 한 끼 식사로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린 한정식이나 칼로리 엄청난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즐기기도 한다. 분명히 이러한 식사는 즐거움이지만, 너무 자주 이런 식사를 하기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기도 할 뿐더러 건강에도 그리 좋지 않다. 좋든 싫든 이런 식사는 자주 즐기기가 힘든 것이다. (사실 나는 이런 식사를 그리 잘 즐기지 않는다.)
그리 알려지지 않은 식사를 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일부러 알려지지 않은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이런 재야맛집들의 내공은 상당해서, 한 사람 두 사람 찾아가다 보면 어느새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로 붐빈다. 이것을 기회로 여겨 그 맛집은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를 내거나 가게를 확장하여 많은 경제적 이익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소박한 맛집 주인들은 가게 규모 같은 것을 늘리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는 경우도 흔하다.
처음부터 대규모 자본으로 미는 음식점은 간도 잘 맞고 맛도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그리 오래 찾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나는 그것들에서 기계적인 맛을 느낀다.나같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서 이런 음식점들은 장사가 잘 된다. 어쩌다가는 우연히도 맛집 랭킹 안에 드는 음식점을 찾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은, 모두들 식사를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거다. 나는 한 끼라도 거르면 배고파서 뒤집어진다.
식사는 정말 중요하다.
물에다 국 타서 먹는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