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등
캐서린2004-09-17 02:23조회 320추천 12
창문 같은 커다란 안경을 쓰고,
여드름이 두꺼비 등마냥 사방으로 돌출한
나의 대학 선배는 입으로 종이를 쉴새없이 뽑아낸다.
팔을 빠르게 휘저으면 입에서 A4용지가 한장씩 파바밧 튀어나온다.
신기술로 제작된 휴대용 신문생산 기계 같다.
그의 A4용지에는 으레 그런 말들이 적혀 있었다.
'나 지금 자장면 먹고 싶어. 자장면이 점심식사로 적당한 이유를 세가지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녀의 장점은 크게 둘로 나뉘어..'
'이번 강의를 땡땡이 칠 경우 생기는 손실은..'
일단,
마음 속에서 기자들이 취재를 하러 다닌다.
지금 이 놈이 제일 먹고 싶은게 뭐래? 좋아하는 여자는?
그래서 얻어낸 정보들은 두뇌로 이동한다.
두뇌에선 수천만의 편집장들이 가져온 기사를 보기좋게 편집한다.
늘 뒤에 '이유'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하나의 내용이 완성되면
그것을 입밖으로 꾸역꾸역 밀어낸다.
순대를 뽑아내듯, 기사들은 A4라는 곱창에 곱게 싸여 뿜어진다.
알수없다.
자신이 반갑다 논리야의 논리라도 되는듯
어떻게든 자신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내뱉는
선배의 모습이 안쓰럽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끔은 두꺼비 등 같은 여드름 밖으로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튀어나올 법도 하건만,
어찌된 일인지 깜깜 무소식이다.
그는 어떻게라도 자신의 입장을
아름답게 포장해서 남들에게 '선물'하려고 노력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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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부끄럼햇님씨2004-09-17 03:50
으악. 완전 저런 인간 하나 아는데.
고기공2004-09-17 10:40
아 귀찮게 저런걸 일일히 다 말하다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