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입니다.
나에게 있어 음악이란 무었인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것에 그토록 열광하고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보석처럼 여기는 걸까..
언뜻 어리석고 뚱딴지같은 질문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단순히 "음악이 좋으니까.. 없어서는 안되니까.." 라는 식의 순간적이고 즉각적인것도 꽤나 무책임하고 추상적으로 보이는것도 사실이다.
10여년을 같이해왔고 또 10여년정도는 함께 할, 아니 어쩌면 평생 나라는 존재와 함께 할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쯤 차근차근 곱씹어 넘겨 볼 필요도 있을것 같아 일종의 문제제기 차원에서 나의 입장을 정리해본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있어 음악은 세계의 확장이었다. 나를 결정하는 사고와 감정의 방향과 그 영역을 규정하고 얽어내는 하나의 틀인 '세계'의 또다른 창출이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때 RATM을 들었을때는 충격이었다. 그 충격은 새로운 세계의 경험에 대한 반작용의 다름 아니었다. 1년후에는 radiohead를 접하고 경악했고 마찬가지로 my bloody valentine의 음악을 듣고는 인간의 창조욕에 전율했다.
이처럼 나에게 음악은 내 안에 존재하는 새로움에 대한 개척이었고 따라서 그 확장이라는것을 통해 음악의 본질적 특성이 '창조'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유출할 수 있다.(적어도 나에게는)
그 창조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악가들의 창조에 대한 열망, 곧 창조욕은 나로 하여금 무한한 상념에 사로잡히게 한다. 끝없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것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이 감동은 나에게 있어 인간의 존재의미에 대한 각성에서 느끼게 되는 감동이라고 치환해도 무방한데, 이는 Karl Marx의 주장과도 어느정도 일맥하는 점이 있다. Marx는 인간은 창조적인 노동을 통해 인간의 존재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모적이고 순간적인 희열과 쾌락에 파묻혀버린 현대의 인간군상에게 음악을 통한 인간 본질에 내재한 순수하고 열정적인 창조욕과 솔직한 표출은 인간으로 하여금(따라서 나에게) 인간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나는 무한한 감동을 느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내가 감동하는 이 창조가 바로 파괴적 창조라는 것이다. 곧 파괴를 통한 창조, 즉 창조를 위한 파괴이다.
이 생산적인 파괴는 창조의 생명력을 영원하게 한다. 기존의 관습과 질서의 습관적 맹종(생각없는 추종, 나는 이것을 동물적 본능에의 굴종이라 지칭한다.)에 대한 저항과 반란은 곧 새로운 창조욕으로 전이되고 이 창조욕은 마침내 구질서의 고리를 끊는 파괴의 모습으로 표출된다.
20세기 경제학자중 케인즈 다음으로 위대한 경제학자라고 평가받는 슘페터는 그의 나이 27살에 저술한 그의 유명한논문 "자본주의발달론"에서 자본주의에서 이윤이란것이 기존의 습관을 절연하는데에서 유발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질서의 습관적 추종에 대한 기본적 의문과 저항에서 기반한 파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것에 대한 창조로 전이되고 이러한 성격의 창조야말로 생산적이고(자본주의에서의 이윤처럼) 발전적이며 그러한 생산성이 바로 창조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결국 나에게 있어 음악이란 창조적 파괴요, 그것을 통한 인간의 존재의미,존엄성에 대한 숭고한 각성, 무한한 감동인것이다. (radiohead의 lift나 permanent daylight을 들을때, my bloody valentine의 to hear know when나 come in alone을 들을때처럼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음반 한장을 내 씨디플레이어에 다소곳이 안치하고 재생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는것이다.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전체적으로 이 글에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지만
제 생각하고는 다른 글인듯.
'파괴적 창조' 를 통한 쾌감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잠시 동안 느끼는 것이고,
그것이 내가 평생을 좋아하며 아끼는 음악이 되는 것하고는 다른 문제거든요.
예를 들어 Nirvana 의 Nevermind 나 위에 나온 것처럼 My Bloody Valentine 이
처음 들을 때는 신선함과 소위 '파괴적 창조'에의 상쾌함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리 가까이 하는 음반은 아니기에;
오히려 '음악을 좋아한다' 란
익숙함, 편안함 같은 느낌에
신선함 정도가 덧붙여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여기에서 신선함 정도가 글 쓴 사람이 느낀 '파괴적 창조' 의 느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