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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원망하리

luvrock2005-01-02 01:37조회 365추천 9

작년 그러니까 어제
이끌림에 못이기는척, 그래도 연말인데라고 해서
무도장을 가기로 한다.
나의 한친구는 적당히 남을 홀릴수있는 선에서의 미니스커트에
"난 그다지 평범하지도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면 혼나요"라고 호소하는듯한
타이트한 티셔츠를 걸치고 몇일전에 자기자신을 위해 투자했다며 산
파란색 롱코트를 입고 집을 나선다.
"우린 오늘 그냥 곱게 놀아서는 안돼" 라며.

그렇게 잘도 먹고 달리던 음주운전도
이젠 늙어서인지 걸렸을때의 부담을 논하며
결국 택시를 타기로 하며.
택시 아저씨는 나의 아버지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듯 하다.
"오늘 물 좋을까?"
"파우더 있는 사람?"
"사람 많겠지?"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있는것이 그나마 그 중에서는 "이렇게 철이 없어서 죄송해요"
라고 생각하는듯한 모습으로 남겨지기 위한 계략일지도..

11시반.
나머지 두 친구들도 전철을 타는 극성을 보여가며 우린 그렇게 만난다.
그녀들에게서도
단정하고 깨끗한 복장에서나는 역한 분냄새.

다행히 내가 우려하던 일은 없었다.
음악은 힙합위주라 좋았고 내가 싫어하는 이상하고 비트만 빠르기만한 알수없는 한국가요는 나오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우린 주문을 한다.
맛대가리를 알수없는 양주와
그냥 전형적인 소품인 과일안주를 시키고
미니멈 토탈을 5등분해서 각자 내야할 몫이 $70불씩이란것만 분명히 해두고.

몸살 감기에 나온 나로써는 배터리가 나갈때까지
내 갈색 뾰족 플랫이 닳을때까지 열씸히 춤을 춘다.
그리고 짧지만 술과 분위기와 음악이 가미되어 주는 트랜스상태.
친구들은 뿔뿔히 흩어져 각자의 아양과
외로운 몸짓으로 누군가를 열씨미 꼬득이고 있었다.
순간 올라오는 역류의 기분. 구역질.
난 하나하나 찾아서 돌아가야할때란걸 주입시켰고
우린 밖을 나온다.
새벽 4시.
둘은 가고 나를 포함해 셋.
"있잖아. 아까 같이 놀던 애틀 내가 데려올께."
20분 경과.
나머지 한친구
"내가 다시 들어가서 데려올께"
한 7분경과.

그렇게 결국 상황을 만들어 나오니 한 5시.
밥집.
피곤해서 쓰러질것같은데 그 상대남들 하는 소리
"누나. 누나 너무 무서워요. 술도 좀 마셔요."
아..더이상은 견딜수가 없음.
"얘들아 난간다. 난 쓰러질것 같고 먼저 간다."
분명 내가 집으로 가자고 한들 나의 친구들은
그 남자애들이 원하는데로 찜질방이니 어딘가를 또 가고 싶어하리란걸 읽었기에.

티엘씨를 모토로 하는 옐로캡을 잡는다.
"뉴저지까지 얼마에 갈수 있어?"
"60불"
"더럽게 비싸네. 미안해 난 걸어갈꺼야."
.
.
.
계속 한 10미터를 따라오며
운전사 한마디 한다.
"얼마를 원해?"

망할 옐로캡
텐더 러빙 캐어는 개폼이군.

한인 택시를 부른다.
$36에 낙찰. 플러스 팁해서 $41
친구집앞에 세워진 차까지. 그리고 졸음을 쫒으며 집에 돌아오니
아침 6시 45분.
주무시는 엄마를 깨워서라도 왠지 안고 울고싶은 묘한 감정이 일었다.

그리고 입은 그대로 씻지도 않고 뻗고
일어나니 오후 2시.
그렇게 나의 연말과 새해의 연결고리는 이미 일어난일이 되고 말았다.
지금 난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돈과 시간.
하지만 내가 쓴 그 돈과 시간에 상응하는
뭔가를 하나 배웠다.
거긴가엔 누구든 미워할 적당한 대상이 없다는것이다.
왜냐면 내 최대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실수도 내가하고 판단도 내가하고 그런거다.
고로 난 편안할수 있었다.


해피 뉴이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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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암울한생물2005-01-02 01:45
집에서 보냈어야 했던걸까요 .....
(저는 집에서 보내서 모르겠어요-원해서 그랬던 것도 아니고, 딱히 다른 약속이없어서 .... 음 그리고 시상식 봤는데 ... ㅋ)
언니 화이팅 2005!
시아2005-01-02 02:59
영화 같아요...

파란 롱코트를 입고 눈길을 걸으며 택시와 흥정을 하는....
2005-01-02 12:25
춤을 추었다는게 부러워요.
차차2005-01-02 15:17
미국에도 찜질방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