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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빚 독촉장"

Rayna2005-09-08 17:02조회 337

http://php.chol.com/~pjg8479/Mine/index.php?pl=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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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기억난다. 요 몇 년간 우리 집에서도 심심치 않게 받아보던 것들이다. 부모님께서는 이런 거 받자마자 한구석으로 숨기거나 찢어 버리곤 하셨기에, 그분들 앞에서 내색은 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불안에 떨며 조마조마해 했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강제집행전 최후 통고", "최종 상환 기한 엄수", "경매예정일 모월 모일 몇시".. 무슨 사정인지 알 길은 없고, 그렇지만 무언가 큰 일이 터진 건 분명한 것 같고, 그리하여 어느 날 갑자기 집터에 마가 끼었다는둥 어떻다는둥 하여 멀쩡히 잘 살던 집이 팔려나가고 차는 없어지고 tv는 옆집으로 넘어가고.. 그 뒤로도 두어 번 거처를 옮겨다니게 되면서 - 금방이라도 옥죄어 올듯 다가왔던 그런 공포감은 손도 고사리 만했던 어린 아들 녀석 밤잠을 다 설치게 만들었었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랄게 딱히 없었음에도 '어리고 능력 없어서 아무 보탬도 못 되었다'는 핑계로 있지도 않은 죄를 혼자 다 지은마냥 무력감에 빠져있기도 했었고.

이젠 저런 우편물들 오면 내 선에서 알아서 컷트할 만큼 나도 대담해졌고, 무디어졌다. 그런다고 그 때 있었던 일들 다 털어놓으시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요즘도 "그 때 그 집 터가 안좋아 액운이 끼었었다"느니 하는, 푸념인지 농담인지 모를 웅얼거림을 듣고 있자면 내 기분도 따라서 '왱알앵알'해진다. 철 지난 아이돌버전 유행가 테잎을 도로 틀었을 때의 그 당혹스러움만큼이나.

위엣글 보고 있자니 철없이 아빠 일하시던 사무실 놀러가선 직장동료분들 괴롭히며 놀던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그 때 '그 날' 이후로 머리가 몇 움큼은 더 빠진 것만 같은 아빠 머리를 떠올리며 심란해진 기분도 풀 겸, 간만에 끄적. 아 뭐; 내가 지금이나 어려서나 한게 뭐 있었다고 푸념이냐, 푸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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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배추2005-09-08 17:11
에흠....
슬픈악마2005-09-09 01:35
fucking
마원국2005-09-09 03:01
압류하는 측도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만
하여튼 나쁘군요 에헴
채소나무2005-09-09 13:07
이런 -_- 때리쥐길
adik2005-09-09 15:25
딱히 내가 할일이 없을때를 절감할때의 답답함과 왠지 모를 억울함...왜 그래야만 하는지..잘 이해도 수긍도 되지않을때.. 혼자 소리 죽이면서 두어번 울기도 하고...세상의 모든 슬픔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듯 주체 못하다가 그냥 덤덤해지는..,,하지만, 나쁘지도 않아. 기분이 '앵알앵알'하는 것처럼...나를 평생 따라다니면서..조용히..혹은 무진장 소란스럽게 소용돌이 치는...훗날에 돌이켜보면 나를 이겨낼수 있게 도와주는 힘.
눈큰아이별이2005-09-10 01:17
you've got a friend ^^;
Rayna2005-09-10 16:51
adik/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