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업상ㅡ,.ㅡ; 장애인 영화제에 가서 "너는 내 운명"을 봤어요.
수화로 진행되는 GV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박진표 감독이 만든 영화 2편이 모두 (일반적으로 생각되길)비주류 인생들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보니
장애인들도 은근히 그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라더군요.
근데 제가 박진표 감독이라면 조금 곤란할듯;; 질문에 대답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이제는 다른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그냥 들어가는 얘기였고... -_-
몇 일 전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장 친했던 친구. 운동장에서 같이 공차고, 숨어서 야한 영화보던...
그런데 초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만났던 녀석을 십몇년만에 만났습니다.
은근히 서먹서먹하지 않을까 걱정헀는데 왠걸
처음부터 아주 매우 재밌게 대화를 나눴어요.
아... 이럴수가 너무 신기한 것이 십년이 넘게 연락이 전무한 사이였는데,
취향이랄까... 이것이 굉장히 비슷했어요.
저는 영화를 많이 좋아하고, 녀석은 아예 영화과로 진학해서 지금 촬영현장에서 뛰어다니고 있고
게다가 충격먹은 것이 이 놈의 자슥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Radiohead!!!!!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언제부터 좋아한 거야?"
"파블로 하니 때부터."
"엥? 너무 빠른데. 그게 우리 초등학교 때인데. 난 중3 때 처음듣고..."
"아 나도 처음 들은 건 중학교 때, 1집부터 다 좋아한다고."
"그래. 야 신기하다 야. 정말"
"오케컴 나오고 다음 앨범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었는지...
키드에이 첨에 딱 사고 집에 와서 듣는데 오 이건. 라디오헤드가 너무 팬들을 믿는구나...하는 생각이. 하하
그런데 들을 수록 좋아질 것 같았어.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지더라."
"아... 키드에이도 소화해냈구나; 아 나 지금 감동이다.
라디오헤드 좋아한다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키드에이 때부터 떨어져 나갔는데."
"그렇지, 그 선을 건너는게 어렵지.
진짜 내 주변에 이렇게 라디오헤드 얘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너무 반갑다.
내가 예전 여차친구한테 그렇게 들어봐라고 추천을 해도 얘가 원;;"
"라디오헤드를... 특히 최근 음반을 선듯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는 좀 그렇지."
"아니 뭐, 여자친구였으니까. 권한거지. 안타까웠지;
아, 정말 라디오헤드 내한공연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내 소원이야 정말.
우리 스탭중에 뉴욕에서 공부하고 온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도 라디오헤드를 좋아한데.
라디오헤드 공연을 직접 봤다는거야. 얼마나 부러운지..."
"뉴욕에서? 오오... 내 지인 중에서도 뉴욕에서 열렸던 공연을..."
"아니, 공연은 호주에서 봤데."
"응.. ㅡ,.ㅡ; 그래... 아무튼 돈벌어서... 라디오헤드 데려와야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6학년 때 기억이 거의 안나는데, 녀석은 저보다 많이 기억하고 있더군요.
여러가지 정말 재밌는 얘기를 해줬는데... 하자면 제 자랑하는 거 같은 얘기가 대부분이라 ㅡ,.ㅡ;;
언젠가는 이 놈이랑 한 놈 더 셋이서 팀을 짜서 시에서 주최하는 무슨 그림 그리기 대회를 나갔는데
그 때 우리가 밥 로스에 심취되어있던 때라 밥 로스식으로 그려보자고 담합을 했었답니다;
(제 또래 이상은 다들 아시죠? 그림 그리는 밥 로스 털보 아저씨;; 가끔 다람쥐 데리고 나오고;)
그래서 다른 아이들은 그냥 그런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데 저희만 물감을 바로 짜서
그걸로 막 붓으로 종이에다 뭉개고;;; 그래서 그린게 달랑 산 하나하고 나무 하나였는데;;;
그걸로 3등을 먹었다는. ㅡ,.ㅡ;;;;;;;
그 때 녀석은 저희 팀이 상을 꼭 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다네요.
1등을 못타서 억울했다는... 한마디로 싸이코들이었던거죠... 아 역시 전 그 때부터...
그리고 이 놈이 말하길 제가 교감한데 개기던 모습이 어린마음에 매우 대단해 보였다는;;
역시 저는 소싯적부터 싸가지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1.일반 극장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한 시스템이 잘 구축되었으면 좋겠다.
2.라디오헤드는 내 운명이다;
라디오헤드는 내 운명
철천야차2005-10-24 07:34조회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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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차차2005-10-24 10:32
ㅋㅋ 완젼 신기해요 ㅋㅋㅋ
이랑2005-10-24 11:34
밥 로스 아저씨 +_+ 그거 진짜 재밌게 봤었어요!
서2005-10-24 13:55
너는 내 운명 너무 재미나게 봤어요
감상문도 썼는걸?~ ;;;
감상문도 썼는걸?~ ;;;
채소나무2005-10-25 07:31
3 . 나도 radiohead멤버 따라서 나도 나이 먹어가는구나;;
Tabitha2005-10-27 07:44
친구는 내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