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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공연을 보고...

철천야차2006-02-22 07:59조회 766추천 14


       set list

      Fuckin’ In The Bushes, Turn Up the Sun, Lyla
      Bring It On Down, Morning Glory, Cigarettes & Alcohol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The Master Plan, Songbird
      Acquiesce, A Bell Will Ring, Live Forever
      Mucky Fingers, Wonderwall, Champagne Supernova
      Rock'n'Roll Star
      (encore)
      Guess God Thinks I'm Abel, The Meaning Of Soul
      Don't Look Back In Anger, My Generation


  스탠딩 B구역 입장번호 94번.
  올림픽홀 입구부터 공연장 안까지 보안요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번호 순대로 무대 앞에 포개어졌다; 입구에서 표 검사 끝난 다음엔 공연장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해야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라서 출발이 괜찮다 싶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뒷쪽에서 무대가까이로의 진출을 노리는 일부 관객들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말 그대로 엄청난 "압박"이 이어졌고, 내 자리에 만족하고 있어서 따로 움직일 필요성을 못 느꼈던 나는 어느새 서너줄 정도 뒤로 밀려나 있었다. 그래도 내 앞쪽으론 나보다 키 큰 사람은 없어서 다행히 시야확보는 양호한 편.

  오프닝 밴드로 뷰렛이 나왔는데, 중간에 "Lady Marmalade"를 편곡한 곡을 연주할 땐 좀 뜨악했지만-_- 전체적으로 야유를 받을만한 퍼포먼스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뷰렛이 무대에 있는데 대놓고 오아시스 나와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건 좀 아니다 싶었다.

  문제는 사운드였는데 저음이 많이 뭉게지는 것 같았고, 그래서인가 전체적으로 밸런스도 맞지 않게 들렸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듣기에 다소 거슬렸으니까... 사운드 문제는 오아시스가 나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보컬 소리가 다른 사운드에 많이 묻혀버려서 답답했다. 모든 노래의 가사를 외우지 못하더라도 들은 풍월이 있기 때문에 보통 보컬 사운드를 들으면 그때 그때 가사가 떠올라서 따라부르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데, 이번엔 뭐 노엘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도 않고... =_=

  내가 있던 곳에서 오른쪽 뒤로는 누군가 계속 체 게바라 깃발을 흔들고 있었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다. 무슨 RATM 공연도 아니고... 오아시스가 첨바왐바인가;;; 나도 체를 좋아하지만, 이런 쌩뚱맞은 경우를 접하면 많이 답답하다. 그 깃발 흔들던 인간, 그대로 라치오 서포터 속에다가 던져버리고 싶었다. (살아나오기 힘들 거다 아마;)

  나름대로 스탠딩 공연을 많이 겪어보았는데 어제가 가장 힘들었다. 보통은 과격한 슬램중의 접촉에 의해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어제는 그저 물리적인 "압박"의 연속이었다. 워낙 사람들이 밀집 상태로 있다보니 그 열기가, 체력이 소진된 내 피부를 공습하는 순간 굉장히 위험한 디하이드레이션 상태까지 도달하는 듯 싶었으나; 꿋꿋하게 버텼다. 나는 그냥 자리 유지만 하려고 노력했는데 공연 끝나고 나니 허리가 많이 아팠다. 보통은 목이 더 뻐근하기 마련인데;;

  그래도 계속 무대 가까운 곳에서 열광하면서,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던 오아시스 멤버들을 직접 바라보면서 이제는 "브릿팝 스탠다드"곡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곡들을 관중들과 함께 따라부르니 정말 좋았다. 희열을 느꼈다. 이래서 라이브가 좋고, 스탠딩이 좋은 것이다. - 체력을 기릅시다 -0-

  염치불구하고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 촬영의 대전제는 절대 플래쉬 터뜨리지 않기, 다른 사람들 관람 방해하지 않기였는데 누군가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쾌헀었다면 정말 미안하다. (죄송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동안에는 손을 치켜들고 방방 뛰면서; 공연을 맘껏 즐겼고, 촬영은 정신 좀 차렸을 때; 간간히 시도했다.

  온몸으로 즐겼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공연이었는데, 뒤쪽에서 관람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 쪽에서 느꼈던 미흡한 점들이 또 있었나 보다. 일단 무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위한 대형 스크린이 없었고(정말 생각해보니...;;), 일부 구역에서는 만취한 양키들을 보안요원들이 제대로 규제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건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공연이 다시 열리면 그 때는 주최측에서 이번 공연에서 발생했던 실수들을 반성하고 더 완벽한 관람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결론은
  라디오헤드 공연을 보고 싶다는...



  --------------
  제 홈페이지에다가 쓴 거구요.
  어제 공연 도중에 사람들이 물 좀 많이 뿌려주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다들 마시느라 바쁘셨나, 별로 안 뿌리시더라구요.
  물 준비 못하고, 시종일관 뜀박질했던 저로서는 그게 참 단비같은 존재가 되었을 텐데 -_-
  그게 공연내내 카메라만 계속 치켜들고 있는 사람들 엿먹이는-0- 방법도 되고
  분위기도 띄우고 겸사겸사 좋은데...

  이번엔 장소 문제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부산 락페 때처럼 아예 스프링쿨러에서 물뿌려 주면... 저는 좋죠. ㅎㅎㅎ
  

  adik누나, 유미양, 석수형, 네눈형, 성진이, cc, 육점군, 달리님도
  만나서 반가웠고~
  창환아 나도 어제 아레치 후드티 입고 갔었는데... =_= 못 만났구나;
  상규는 또 어데로 가고;;;
  카피는 잘 들어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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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톰욕2006-02-22 13:17
나 사진좀 보내다오 ㅎㅎ
음 물뿌리는건 보니깐
막 욕하던데-_-주위에서
그래서 안뿌렸더거 아닐까나;;;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6-02-22 13:37
재밌게 읽었습니다;;
철천야차2006-02-22 14:23
물 맞는 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이해한다.
(근데 어짜피 땀으로 샤워하실 거면... -0-
그래서 이번에도 갈아입을 옷 가져가서 공연 끝나고 바꿔 입었다는;;
차차2006-02-23 01:09
와 ㅋㅋㅋ

사진이 꼭 라됴헤드 같네요 ㅋ
capi2006-02-23 03:34
들어가자마자 죽은 듯이 자다가 낮에 일어나서 집으로 꾸물꾸물 내려왔어 '-' 내심 스탠딩 맨 앞줄에서 뛰는 꿈 꾸길 바랐는데 그건 못꾸고-_-...
elec2006-02-25 13:40
라치오 서포터 대박 으하하하 형 센스쟁이 +_+
철천야차2006-02-25 16:36
호호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