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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구석 포장마차.

담요2006-03-31 18:33조회 436추천 13
술이나 한잔 하자고 친구를 집으로 초대했다.
김치 찌개에, 냉동 만두에, 천하장사 소세지에, 냉동 스파게티에, 콜라, 소주는 처음처럼으로.
나름대로 정성껏 상을 차렸다.
분위기를 갖춘답시고, 형광등은 OFF 스탠드는 ON.
좋아하는 음악도 틀어 놓고, 너 한잔, 나 한잔.
좁아 터질 지경인 내 방에 쭈그려 앉아 술 마시는게 나는 너무 좋다.
왠지 정겹잖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아디다스에서 티맥이라는 신발을 판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게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라는 농구 선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는 기억 속 한 때가 번쩍.
나 예전에 NBA 카드 모았었는데, 그 때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라는 선수도 있었던 거 같아.
자기 이름으로 신발이 나올 정도면 꽤 유명한 모양인데,
그렇다면 그 카드도 뭔가 돈이 되지 않을까.
다시 인터넷을 뒤적 뒤적.
결론은, 아니올시다, 다.
이젠 NBA 카드 같은 걸 모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방에서 NBA 카드를 찾던 중, 옛날 돈 100원 짜리와 500원 짜리가 나왔다.
아, 이거라면 돈이 될지도 몰라.
다시 인터넷을 뒤적 뒤적.
결론은, 역시나, 아니올시다, 다.
잠깐, 저 돈들은 분명, 내가 예전에 할머니의 컬렉션 중에서 나중에 돈이 될까 싶어 빼돌린 거야.
그 때 난 우표들도 같이 빼돌렸을 텐데.
이번엔 좁디 좁은 방구석을 뒤적 뒤적.
결국 우표는 찾지 못했고, 대신 예전에 가지고 놀던 BB탄 권총이 나왔다.
그래, 이거라면 혹시 돈이 될지도 몰라.
그러자 친구가 한마디 한다.
너 관두지 않으면 진짜 쏴버린다, 라고.
다시 바닥에 앉아 술을 들이킨다.
내가 가진 것 중에 쓸모있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거 같아.
나도 TV쇼 진품명품에 한번 나가보고 싶어졌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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