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라 그런지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버스는 별로 멈추는 일 없이 시원하게 달렸다.
7시 9분, 꽤나 빨리 도착했다.
일요일의 이른 아침이란,
가난한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아무 것도 해주는게 없다.
생각할 것도 없이 곧장 가게로 올라갔다.
앉아서 TV를 보고 있던 그에게 인사를 하고,
12번 방에 가방과 자켓을 던져놓고 다시 나왔다.
그리고는 나도 같이 TV를 봤다.
7시 30분이 되자, 그는 나에게 돈을 맞춰보라고 하더니 갈 준비를 한다.
컴퓨터의 계산기를 두들긴다.
금고의 돈은 종이에 기재된 것과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나에게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그는 나가면서 말한다.
"3번 하고 4번 방은 좀 깨끗히 청소해야 될 거야.
손님들이 음료수를 쏟았거든. 3번은 아주 웰치스를 사방 팔방으로 뿌려놨더라.
내가 치우기는 했는데, 혹시 또 모르니까."
웰치스.
그 단어를 듣자 머리 속 어딘가가 잠시 따끔거렸다.
그가 나간 뒤 나는 TV를 끄고 청소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3번 방과 4번 방을 들여다 보고 생각했다.
도대체 이게 어디를 봐서 치웠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인지.
혹시 또 모르는게 아니라, 대놓고 모르겠다.
어떻게 수습을 해야될지 모르겠다, 알고싶지 않다.
굳이 잘 살펴보지 않아도 한눈에 보이는 웰치스의 잔해들.
도대체 그가 무슨 생각으로 그냥 방치해 둔 것인지 나는 안다.
나보고 치우라는 거겠지.
이번에는 아예 물을 바닥에 부어 놓고 걸레질을 해봤지만, 소용없다.
몇번이나 같은 곳을 닦아보지만, 여전히 끈적거린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뭐라 해도, 이렇게 끈질긴 편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더 적합할 거라고.
나도 웰치스처럼 징글맞은 녀석이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아, 그가 나가기 전에 나에게 한 말이 또 있다.
"건빵 없으니까 창고에서 가져다가 좀 채워놔야 될 거야."
남아있는 건빵을 확인해 본다.
역시나 해야 될 것 같은게 아니라, 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냥 방치해 놓은채 나에게 말로써 전달한 이유는, 뻔하다.
니가 해라, 라는 거겠지.
아르바이트 인원 3명.
그 중 내가 제일 늦게 들어왔고, 어리다.
그러니 저 놈은 좀 더 고생을 해도 된다, 그게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 시작한지 일주일 째.
아직까지 사장 얼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사장 행세를 한다.
나야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지만.
살짝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 주운 250원 때문에 한번 더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