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둘이다.
할아버지 둘이 방문하셨다.
우선 가격부터 묻는다.
비싸다고 한다.
서로 돈을 내라며 싸운다.
할아버지 B는 돈이 없단다.
결국 할아버지 A가 낸다.
할아버지 A, 계속 궁시렁 거린다.
"이 근처 어디에 싸고, 먹을 것도 주고,
좋은 것도 많은 곳이 있다고 그랬는데.
아, 거길 통 찾을 수가 있어야지. 젠장할."
반면에 할아버지 B는 어차피 공짜로 보는 거라서 그런지 여유롭다.
"아, 그냥 봐."
할아버지 A, 내게 묻는다.
"그거 어딨어, 그거? 쎅쓰."
너무 노골적이시다.
안내해 드렸다.
할아버지 A, 또 묻는다.
"미국꺼는 어딨어? 양놈들꺼."
모르고 있었는데, 둘러보니 한국 것 밖에 없었다.
한국꺼 밖에 없는데요, 라고 말하자 또 다시 투덜거린다.
"에이, 한국꺼는 안나오잖아. 그게 안나오는데 뭐하러 봐?!"
정말이지 그냥 내보내고 싶었다.
여유로운 할아버지 B가 말한다.
"그냥 보자니까 그러네. 그냥 봐아."
할아버지 B는 꽤나 급하신 모양이다.
결국 그들이 고른 것은 <여선생의 계곡주>.
몇 분 뒤면 나는 아르바이트 시간이 끝난다.
그들의 뒤치닥거리를 안해줘도 된다는게 너무 다행스럽다.
비오는 날, 할아버지 두분이서
그 '싸고, 먹을 것도 주고, 좋은게 많다는 곳'을 찾아,
우산을 쓴채 부천 시내를 헤매셨으리라 생각하니 가슴 한편이 뭉클하다.
그렇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오랜만에 할아버지에게 안부 전화라도 해야겠다.
연인관계가 아닌데도 그런걸 같이 본다면 너무 신기한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