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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부른 방문객

담요2006-05-09 10:17조회 455
집에 있는데 누군가 초인종을 울린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잠시 이야기 좀 하고 싶단다.
미륵을 수도하는 사람인데 해줄 이야기가 있단다.
절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선도니 뭐니 하는 그런 것 같아서 됐다고 했다.
하지만 물러날 생각을 않는다.
씻고 있는 중이라 곤란하다고 했더니, 기다리겠단다.
결국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재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우선 자신들은 무당이 아니란다.
하지만 미륵을 수도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운은 느낀단다.
그러면서 관상과 손금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문제는 이게 놀랍게도 들어맞는다는 거다.
(지극히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거라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나보고 신기가 남들보다 많다고 했다.
예감이나 직감이 잘 들어맞을 거란다.
내가 꾸는 꿈은 개꿈이 아니란다.
외가 쪽에 술로 죽은 사람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결혼도 못하고 죽었을 거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꽤 오래 전에 외삼촌이 여자 문제로 술을 퍼마시다가 죽었으니까.
외삼촌이 자기들 발목을 잡아 끌어서 이리로 데려왔다는 거다.
내가 기운이 쎄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었으면 죽었을 사고를 겪어도 목숨은 건질 거란다.
순간 부대에서 철항에 깔렸던 일이 생각났다.
그 사고는 정말 내가 안죽고 살았다는게 신기했으니까.
집안마다 조상을 대표하는 사람이 하나씩 있단다.
그런데 그게 나란다.
예전에는 무덤 자리만 잘 써도 조상의 원이 풀렸지만,
요새는 대부분 화장을 하는데다가 일제 시대 이후로 맥이 끊겨서
풍수지리도 거의 맞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에 그런 맥들이 이제는 땅이 아닌 사람에게 들어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작된 강좌.
구천이라는 말의 유래와 1천당부터 8천당, 9천궁에 관한 설명들.
이 아홉가지 영역에 관한 각각의 설명들.
무당에 대한 이야기들.
우리 집안은 대대로 학자가 많은 집안이란다.
하지만 얽히고 섥힌 업이라는게 있어서 우리 집안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단다.
이건 나의 잘못도, 조상들의 잘못도 아니고, 얽히고 섥힌 업 때문이란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받을 팔자는 아니란다.
그만큼 인맥이 시원찮다는 얘기다.
대신에 남들 좋은 일은 많이 할 거란다.
기타 등등...
그들은 우리 집 사정과 가족들 신상에 대한 것들을 대부분 맞추었다.
누구는 어디가 아프고, 누구는 이런 일로 골치고, 이런 것들.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신기하더라.
무당들 점 보는 것 마냥 두리뭉실하게 미끼를 던져서 맞추는게 아니라,
단번에 핵심만 골라서 서슴없이 말해주니까 말이다.
그리고 결론.
나에게 정성을 들여야 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있는게 아니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단다.
그것도 일생에 한번만.
무당들이 굿을 하는 건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한거란다.
자신들도 갈 곳에 못간 조상들을 못보내주고 모실 뿐인데,
다른 사람들의 조상을 좋은 곳으로 보낸다는 건 말이 안된단다.
만약 돈을 벌려고 이러는 거면 자기들이 알아서 다 해줄테니 돈만 달라고 하겠지만,
그런게 아니기에 내가 직접 정성을 들여야 한단다.
21일 동안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이 21이라는 수는 변화의 수란다.
옛날에 아들을 낳으면 볏짚에 고추니 숯이니 엮어서 걸어놓았던 것도 21일이고,
구더기에서 파리로 변하는 것도 21일이 걸린단다.
필요한 금액은 33만원.
이 3이라는 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는데, 잊었다.
나는 됐다며 가보라고 했지만, 이들은 안타깝다며 계속해서 나에게 권했다.
마지막에 계속 붙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피곤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다.
그런데, 정말이지 너무나도 잘 맞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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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악!!2006-05-09 13:24
저는 그말을 다 기억하고있는 담요씨가 더 신기합니다
담요2006-05-09 17:11
다 기억하는건 아녜요;
거의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_-d
악!!2006-05-10 07:45
저거라도 기억하는게 더 신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