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 무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학교 선생님 말로는 18살에 지은 시로써.. 8개월동안 쓰고
마음에 안든다고 6개월 동안 퇴고했던 작품이라네요.
너무 마음에 들더라구요, 무슨 티비광고에도 나왔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구..
우리말은 정말 아름다운 단어가 많아요
/폴더되다 문구 나왔을때 잠깐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