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무렵 일어나 가족들과 식사를 했다.
쇠고기 듬뿍 미역국과 노릇노릇 삽겹살.
배불리 먹고는 한껏 뒹굴다가,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왔다.
웬 강아지 한마리가 내 뒤를 쫒는다.
내가 횡단보도 앞에 서자, 녀석도 걸을음 멈췄다.
그리고는 바닥의 무언가에 얼굴을 한참이나 들이대고 있었다.
그 무언가가 무언가 싶어 나도 한참을 들여다 보니,
그 것은 고양이었다.
몸을 길게 뻗은채 옆으로 누워 있는 검은 고양이.
상반신을 하수구 위에 걸친 죽은 고양이.
강아지는 나와 고양이를 남겨두고 언덕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고,
내가 타야 할 버스는 그 언덕을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도로를 건넜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자리에 앉아 고양이가 널부러져 있던 곳을 보니,
두 명의 여자가 그 앞에서 가늘게 몸을 떨더니 옆으로 비켜나는 것이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밤의 골목을 누비는 고양이는 혐오스러운 존재다.
길게 늘어트린 안광과 낮게 속삭이는 울음 소리 또한 환영받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아스팔트 위의 고양이는 달랐다.
밤이 아닌 낮에,
빛나는 눈은 감추고,
입은 틀어막은 채로 얌전히 누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질겁을 한다.
시체이기 때문에-
아스팔트 위의 고양이는 시체로서 그 곳에 존재했지만,
아스팔트 위의 버스는 시체로서 그 곳을 떠나 달린다.
그리고 나는,
시체인 척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