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맞아 좋은날
캐서린2007-02-06 13:44조회 380추천 6
겨울 바람 많은 펑 트인곳에서 담뱃불을 붙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손으로 다양한 모양의 벽을 만들어 보지만 바람은 어디로든 세어드는게 마찬가지라서
게다가 라이터라곤 일체 구입한 경험이 없고 오로지 누군가로부터
'아, 이거 잘 안나온다 너 가져',또는
'정말 가지게? 버리려고 했는데' 등의 딱지가 붙여진 라이터만 취급하는 나로서는,
벽이라는 존재를 무시한채 구분의 공간을 넘나드는 바람이 그닥 달갑잖다.
바람은 보람이도 싫어했다.
둘의 이름이 비슷해서
보람이든 바람이든 난 둘 다 달갑잖다.
바람이 부는 곳을 등지고 서서 허리를 바짝 웅크렸다.
그러자 바람은 내 등을 타고 올라서 머리끝까지 뻗어올라,
먼지를 훑고 하늘 위로 날았다. 꼬리뼈가 시렸다.
가까스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모금 내뿜었다.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겨울엔 입김이나 담배연기나 분간이 가질 않는다.
후-하고 불어도 아직도 입속엔 담배연기가 남아있는것 같아서,
가뜩이나 달갑잖은 기분에 언짢고 찝찝한 기분 또한 플러스 된다.
휴가나가면 기분좋으리라 생각했는데, 아니 분명히 좋았어야했는데,
이번엔 영 아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카드를 거금 주고 샀는데,
장기에프와 혼다 그림이 그려진 카드가 나온 기분이었다. 익숙치않았단 말이다.
언제까지 즐거워할래? 라고
보람이가 말했다. 바람이가 강해졌다.
나는 뭐? 무,무슨 소리야?
하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입에서 입김인지 담배연기인지를 내뿜었다.
'방금 계속 웃고있었잖아 너. 그렇게 좋냐?
한달 전에 휴가 나갔다 왔었으면서."
나는 또 뭐? 무,무슨 소리야? 하는 표정을 지었다.
라이터불을 감싸기 위한 손의 장벽을 넘나드는 겨울바람처럼,
웃는건지 언짢은건지 모를 나의 표정과
보람인지 바람인지 발음 비슷한 그들의 이름,
켜지는지 안켜지는 알기 힘든 버려진 라이터가,
시공간의 구분 없이 자기 사이를
이리저리 넘나들며 방황하고 있었다.
2007년 2월이다. 지금이 2006년 2월 같기도 하고,
2007년 8월이었으면 싶기도 하고,
그냥 2007년의 어느 겨울이라고 하는게 나을까도,
정확한 이름을 구분짓지 못하고, 나는 언짢으면서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겨울바람을 온등으로 쏘이며, 펑 트인 곳에서.
연신 담배연기만 내뿜는다. 아니 입김, 아니 담배연기, 아니 입김, 아니아니.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3개
나나2007-02-06 16:37
어쨌든, 그래서 겨울은 싫어요.
철천야차2007-02-07 13:36
언제까지 즐거워할래?
(서린님... 병장달았나요? 맞나;;
화이팅임다...
(서린님... 병장달았나요? 맞나;;
화이팅임다...
캐서린2007-02-07 15:25
뭐? 무,무슨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