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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Sick

캐서린2007-02-08 00:28조회 365

시간 진짜 빨리 가
그러니까 걱정 마,
생각따윈 하지 말고.
지내다보면 어느새
2008년이야.  

라고 아줌마가 말했다. 2005년이었다.
왕반지 2개나 낀 그녀의 왼손이
거대한 육체에 휘말려 출렁거렸다.

나는, 당신이 군대 가보세요,
오늘 입대하는 남정네에게,
그런 말이 가당키나 하겠어요.
1초가 1년처럼 안간다는데,
그럼 몇년이에요. 한시간에 3600초니까,

라고 따져보려 했지만,
네 고맙습니다. 했다.
근데 2008년이 아니고 2007년에 제대하거든요.
북한이 전쟁만 안 터뜨리면요. 는 빼놓지 않고 말해줬다.

그동안 많이 변했다. 세상이나 나나.
변한다는게 어딜 기준으로 잡았는진 모르겠지만,
아니면, 내가 변해서 세상이 변해보이는건지,
세상이 변해서 내가 변해보이는건지, 그것도 사실

아리까리,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리까리하게 2007년까지 왔구나 결국.

이라는 생각은 왠지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뿐이라는걸 알기때문에.
마라톤경주에서 노력해 달려 결승지점까지 가까스로 도달했는데,
반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주최측은 이미 철수하고 난 후라는걸,
목도하는 허탈한 기분이 들 수도 있어서,

그냥 '좋게 변했다'고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좋게 변했다.

살 좀 빠졌고 (7킬로 정도),
키도 좀 컸다 (173이었는데 173.1정도 커진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인관계가 전부 깨끗하게 RESET 되었고,
여자친구는 아직도 날 기다려주고 있으며 (여자친구는 머릴 길렀다)
근육도 좀 붙었고, 휴가차 버스에선
서있는 할머니께 자리도 양보해드릴 정도로 (도합 3번),

나는 변했고,
나를 둘러싼채 돌고있는 세상도 변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나는 땅에 박혀있다.
박혀서, 세상이 돌고있는걸
88열차타듯, 아줌마가낀 왕반지가 된듯 흥미로워한다.

그렇게 나는,
변해야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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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moviehead2007-02-08 03:54
제목만 보고 나도 모르게 알앤비 캐서린씨를 떠올려버렸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