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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음악 일기편

지낙2007-03-10 07:52조회 712추천 9
(아마도) 꿈 속에서,
너 ***밴드 좋아해? 라는 질문을 받아서
아주 조금 고민하다가 완전 개 좋아해! 라 답했지만,
내 씨디피에서 돌아가던 girls and boys 노래를 듣고,
그래도 블러가 최고지! 라 말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오늘 일어나자마자 한 일은,
평소 널부러져 있던 씨디들을 하나 하나 닦아 내어 씨디장에 정리해둔 것이었다.

씨디 여러장, 뒷면을 위로 향해서 쌓아올린 후,
일본 100엔 샵에서 사온 씨디 클리너 세트를 이용해서 닦는데,
아 씨발.

기스가 더 잘 나는 것이다.

뒷면을 보고 닦다가 미친 이 씨디 읽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들은
모두 다 나의 훼이버릿들이고,
아 이거 완전 잘 닦였네, 하는 몇 안 씨디들은
스노우 패트롤 디비디 동영상 따위.

에.
사실 고백하자면.
이건 아마도 작년 제이슨 므라즈가 우리나라에 왔을 즈음부터 든 생각인데,
i love you korea!를 외치며 우리나라에 와서 공연하는 메이저 밴드 투어는,
다른 나라에 가서도 i love you ______! 에 빈칸만 채워서 자신의 감정을 내비친다는 사실,

그러니까.
솔직히 이건 아주 유치한 생각이긴 한데, 그리고 일종의 질투심(사실 난 그것을 아주 잘 아는 편이 아니지만) 따위 인 것 같기도 한데,
우리는 그들이 노래하는 그 현장감이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 여기는 반면,
그들은 어떠한 생각으로 우리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들은, 그러한 몇 백 몇 천 번의 투어를 돌면서 수백번 느낀 감정들,
어쩌면 우리는 격하게 받아들이는 그 감정들이
그들에게는 단순한 직업이 될 수 있다는 말 정도?

아. 사실 난 그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톰욕이 being on stage is better than having sex라 말한 것처럼
모든 공연에서 놀라운 감정들을 갖추고 있을지도
그래서 내가 하는 이런 잡소리가 모두 함부로 하는 말들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반대로, 음악을 듣는 우리도 공연장에 가서 그 때만 즐기다 쉽게 잊어버릴 수 있겠지만,

쨌든 난 이딴 이유로 메이저 밴드의 투어 따위에 일종의 방어막을 형성하고 그렇게 감정을 투과시키지 않으려 하는데.
이러다 내가 공연 문화를 즐길 수는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살짝 생기기 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격한 뮤즈의 공연에 안 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 합리화성 변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_-
이딴 이유로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연은,
언니네 이발관이나 재주소년,(우선 국내 밴드들의 공연은 위의 고민을 할 건덕지가 사라져버린다) 혹은,
벨엔세바, 서프잔스티븐스(이거 뭐 거의 내가 좋아하는 밴드를 나열하는 것 같잖아;) 등

자신의 감정은 노래에 넣고, 공연은 그것을 잘 풀어내는 기능으로 사용하는, 그런 공연 정도?

하지만. 사실 이러한 말들은, 피곤해서 격한 공연 문화를 잘 즐길 수 없단 단순한 이유를 덮어버릴 조금 덜 부끄러운 변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조금 더 덧붙이자면,
아마 이런 말을 한 나도, 블러가 10년만에 두번째 내한을 합니다! 라는 문구 하나에 미친듯이 인터파크 화면 띄우고 티켓팅 연습을 하고 있을거라는 것-_-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2

Belle&Sebastian2007-03-10 09:38
완소 Sufjan!!
차차2007-03-11 02:29
아.
마지막 문단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