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화이트 데이, 또는 파이 데이.
이 날, 이모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이모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일 전,
이제 장례식장 갈 일이 점점 많아질테니 검은 정장이 필요할테지,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필요하게 되었다.
삼일장 중에 첫 날은 저녁 무렵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여자 친구에게 사탕과 꽃을 전해줄 수 있었다.
다음 날은 다시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거기서 밤을 지새웠다.
납골당의 이름이 유토피아 추모관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 곳이 유니와 정다빈의 유해가 안치된 바로 그 곳이었다.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니 새로 산 컴퓨터가 도착해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안됐다.
별의 별 짓을 다해도 인터넷이 안된다.
드라이버도 제대로 깔렸고, 모든 설정이 틀림없는데도 안된다.
인터넷에 연결이 되지 않았거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다나 뭐라나.
여자 친구와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샤브 칼국수집에 다녀왔다.
개업 기념으로 음료수 하나와 소주 하나가 무료로 제공되었다.
여자 친구는 술을 전혀 못하는 관계로 내가 한병을 다 먹고,
조르고 졸라서 한병을 더 시켰다.
그래서 오랜만에 음주, 그 것도 과음을 하게 되었다.
과장된 몸짓과 연설로 취한 척을 해서 여자 친구를 방심하게 만들었다.
안 취했는데 취한 척을 한다고 믿게끔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이었다.
사실은 엄청 취했는데 말이다.
물론 지금은 술이 좀 깬 상태이다.
물론 이 글은 예전 컴퓨터로 쓰고 있는 것이고.
연기쟁이.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