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친절한 리플들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어제 밤에 제가 다소 흥분해서 이 전의 글을 썼던 것도 사실이구요. 다소 거칠게 말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들과는 너무도 상이한, 어쩌면 정반대의 해석들만이 마치 이 노래를 해석하는 방법의 전부인양 여러 인터넷에 떠도는 게 제겐 충격이었고(네이버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나오는 해석은 이곳의 해석과 같습니다), 그런 감정을 가다듬지 못하고 섣불리 글을 쓴 게 잘못이었지요. 제 글을 보고 기분 나쁘셨던 분이 있으셨더라면 일단 사과드리겠습니다.
아직 뉴비라 Rhkorea 분위기에 적응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전에 이와 비슷한 가사논쟁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었는지 전혀 몰랐던 게 저런 글을 쓴 핑계라면 핑계겠지요. ‘곡의 해석’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혹은 다른 회원님들은 어떤 마음과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지금은 제 글의 달린 리플로나마 파악이 조금 됩니다.
각자 다른 사람들, 다양한 생각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저도 압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리플들도 나온 것이겠죠. 한분씩 대답해보겠습니다.
TheRock님//‘가사에 대한 의미는 톰요크 밖에 아무도 모른다’는 주장은 가사해석에 관한 담론 자체를 아예 무시하는 겁니다. 그저 서로가 자기 나름대로 해석한 것에 스스로 만족하고 만다면 여기서 어떻게 더 생산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까요? 자기만족적인 활동 정도에서 그치고 말겠지요. 팬페이지에서 무슨 엄격한 비평이 필요하며, 그저 회원들이 ‘nice dream을 들으면서 잠을 잤어요’ 같은 신변잡기 이야기나 하면서 두런두런 친하게만 지내면 된다는 주의시라면 할 말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팬’의 개념이 님과는 너무도 다른 것이니까요. 저는 진짜 팬이라면 그에 대한, 그의 음악에 대한 비평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새턴링즈//사명을 받은 곳은 아니지만 국내 최고의 라디오헤드 팬페이지에 엄연히 올려져 있는 해석이고, 그것이 가지는 위상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일말의 책임을 회원님들이 가져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여기에 있는 수많은 자료들에 대해서 일일이 검토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기왕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에 대해서 회원님들이 방어적이 태도로 일관한다면 폐쇄적인 공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비판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집단이 잘되는 경우는, 저는 거의 못 봤거든요.
저의 글이 다분히 시비조였다면(지금 보니 충분히 그렇게도 보일만 하군요)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만, 비판에 대해서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따지는’ 태도로 읽으시는 건 조금 불쾌하네요.
그리고 님이 찾으신 해석은 아쉽게도 저의 해석보다는 기존의 해석들과 더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으니 일단 제가 한 해석을 올려보겠습니다.
a heart that's full up like a landfill
쓰레기 매립장처럼 (쓰레기 같은 것들로) 가득 찬 마음
a job that slowly kills you
당신을 천천히 죽여가는 직장
bruises that won't heal.
낫지 않을 상처들.
you look so tired and unhappy,
당신은 너무나 피곤하고 불행해보여요.
bring down the government,
정부를 타도해요(전복시킵시다).
they don't, they don't speak for us.
그들은 우리를 위해서 말하지 않거든요.
=>여기까지는 비슷하게 해석됩니다. 하지만 they don't이 두 번 들어간다는걸 강조하고 싶군요. 정부(국가)와 같은 거시권력은 결코 개인에게 우호적이지 않지요. 그들은 권력을 가진자들이나 대변하지, 결코 우리를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I'll take the quiet life
나는 조용하게 살아가겠지.
=>조용히 살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조용한, 다시 말하면 변화 없이 따분하고 지루한 미래에 대한 추측으로 해석했습니다.
a handshake with carbon monoxide.
일산화탄소와의 악수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은 분분한데요. 자살, 흡연... 어쨌든 ‘죽음’의 이미지를 풍긴다는데는 다들 동의하실 겁니다. 저는 윗행과 연결해서, 그런 지루한 삶을 살다가 아무런 의미없이 맞는 죽음을 뜻한다고 봅니다. 별일 없이 그냥 그냥 늙어가다가 어느새 차갑게 식어가는거죠. 시체처럼.
with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silent, silent.
조용히.
=>이렇게 죽는다는 얘깁니다.
this is my final fit, my final bellyache
이건 내 마지막 발작, 나의 마지막 불평이에요.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불안도 없고 놀라움도 없이,
=>그런 죽음에 대한 마지막 저항입니다. 여기서 no alarms and no surprises는 반어법으로 쓰였다고 봐야겠죠. 이런 삶이 지속되는 것에 대한 거부입니다. ‘불평’이잖아요? 이런 삶이 싫다는 겁니다.
please.
제발.
=>벗어나고 싶단 소립니다.
such a pretty house, such a pretty garden.
이렇게 예쁜 집, 이렇게 예쁜 정원.
=>‘홈, 스위트 홈’의 이미지. 서구 사회에서 이상시 되는 가정의 모습들을 가장 단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허구적인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메리칸 뷰티’같은 영화를 떠올려보세요.) 이런 환경이 주는 건 고작 ‘가짜 행복’입니다. 평온해 보이지만 온전한 개인이란 온데간데없죠. 집과 정원만 남았네요.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no alarms and no surprises, please.
이렇게 구구절절이 쓰는 게 좀 우습기도 하지만, 미리 오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써봤습니다. 님께서 찾아보신 해석 중 그나마 또치님 해석이 표면적으론 저의 해석과 가장 비슷한데, 그분의 해석을 찾아보니 저와는 방향이 좀 다르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그분의 해석 밑의 말이 당췌 이해가 안 되네요. 저는 you란 리스너 일반으로 해석했습니다. ‘내가 못하니깐 제 삼자인 '너'를 통해서 얻고자 했던 행위가 아닐지...’ (http://www.rhkorea.com/bbs/zboard.php?id=rhsclyrics&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또치&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9) 내가 못한다라는 대목이 뭘 말하는지 모르겠군요. 여기서 you는 두 번 나오는데, 직장이 당신을 죽이지 못할 거란 말인지, 당신은 안 피곤하고 안 불행하다는 건지?
저는 사실 영어문법에 특출나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문법을 중시하지도 않구요. 그렇다고 가사해석을 그냥 막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작사가가 쓴 가사의 의미가 있을 테고, 모국어였다면 없었겠지만 외국어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것이 번역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역이 있다면 수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이입이라,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그게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요? 그 때의 가사해석도 인정해야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그 순간부터는 과연 우리가 듣고 있는 게 뮤지션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 ‘음악’이 맞는 걸까요? 그냥 리스너가 그 순간 듣고 즐거웠다면 그걸로 땡이다, 라는 얼치기 효용론을 펴신다면, 저도 더 이상 할 말은 없구요.
님이 제 주장에 동의를 못하신다면, 뭐 그거야 어쩔 수 없네요. 제 논지가 부족했던 탓이겠지요.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했거나. 다른 이유 때문에 제 주장을 거부하시는 거라면, 정중히 그런 태도를 버리는게 앞으로 토론하시는데에 도움이 될꺼라 조언해 드리겠습니다.
wud//철부지 없는 글에 친절한 리플 고맙습니다.
결빙//input과 output으로 해석하는 방법은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이너한 감수성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말하기엔 너무 큰 주제라 패스하겠습니다. 나중에 가능하다면 다른 기회에 좀 더 논해보도록 할게요^^;
rhkorea의 책임에 대해선 새턴링즈님에 대한 답변을 참조하십시오. 팬페이지의 역할 역시 더 논해볼 수 있겠네요. 분명한 건 그 해석이 ‘기본적으로’ 이 팬페이지에 게제되어있고, 그런 이상 정당한 반박이 있다면 적절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전 그 정도가 팬페이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구요.
Belle&Sebastian//캐서린//‘ㅎㅎ’나 ‘웃기다’같은 리플을 달면서 어떤 대꾸를 바라신건 아니죠?
elec//수능 공부 열심히 한건 맞습니다. 하지만 전 수능이야말로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시험중 가장 빌어먹을 시험제도 중 하나라고 봅니다. 수능이 요구하는 인간형이라는게... 이 이야긴 논점에서 벗어나니까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수능친지 꽤 돼서 생각도 잘 안나는 표현론이니 반영론이니 효용론이니 용어까지 써 주셔서 친절하게 답변해 주신 건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수능공부를 한참 하시거나 하셨나보네요.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건 저보다 오히려 님이 아닌지요? 좀 더 공부하시다보면 그런 구분이 얼마나 웃긴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참고로 효용론만을 가지고 학적으로 들이대면 요새는 뺨 맞습니다^^;;
또 하나. 님에게 고맙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없었으면 그저 실망만 안은 채로 이 공간을 잊어버렸겠지만, 마지막 문장하나가 이 글을 쓰는 만드는 계기가 되어주었거든요. 다시 한 번 저의 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구요. 이 정도면 논증이면 괜찮나요?
상Q//아이쿠, 월척이네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으니 베드로도 부럽지 않겠군요.
Tabitha//리드//Belle&Sebastian님과 캐서린님에 대한 답변을 참조하세요.
제 해석만이 타당하다고 우기진 않겠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 별다른 저항의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노랠 반자본주의적으로 읽으라고 강요하는 게 얼마나 폭력적일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사십시오. 올더스 헉슬리가 75년 전에 그린 ‘멋진 신세계’에서 ‘자본주의’란 ‘소마’를 복용하시는 그 세계는 어떻게 좀, 행복하십니까?
[re] no surprises 해석 말입니다.
꿈의환영2007-05-21 16:18조회 1197추천 13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13개
꿈의환영2007-05-21 16:18
아, 그리고 제가 애초에 개념이 없어서 자유게시판과는 성격이 맞지 않는 글을 올린거라면, 적절한 성격을 지닌 다른 게시판으로 이 글을 옮겨주시길 운영자님께 부탁드립니다.
담요2007-05-21 16:49
다른건 모르겠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굳이 생산적이어야만 할까요? 팬페이지라는 건 어떻게 보면 별 거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관심있는 여러 개개인이 모여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집단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팬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댓가가 따라야 된다면 저는 당장에라도 관둘 것 같네요. 애초에 노래 가사에 은유적인 표현이 많이 쓰인 것은, 보다 다양한 해석으로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보다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꿈의환영님은 이런 다양성을 극단적으로 배제하신 것 같습니다. 탄탄한 지식과 통찰력, 정의감도 좋지만, 여러 상황을 다각도로 비춰보고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좀 가지셨으면 합니다. "'가사에 대한 의미는 톰요크 밖에 아무도 모른다’는 주장은 가사해석에 관한 담론 자체를 아예 무시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님의 주장과 소신 또한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아예 무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사에 대한 의미는 톰 역시 모르는 것일지도 몰라요. 단지 매순간 일어나는 감정들의 파편을 되는데로 엮어놓은 것일지도 모르죠. 꿈의환영님의 지적은 애석하게도 생산적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모적이라 여겨지네요. 비약하자면, 꿈 속의 뜬구름 잡기에 열을 올리고만 있는 것 같습니다. 꿈의환영님의 또 다른 해석 역시 하나의 다른 생각으로서 이 곳에 등장했더라면 훨씬 더 근사했을텐데 말이죠.
elec2007-05-21 17:17
꿈의환영/ 일단 반갑습니다. 저와 정치적으로 입장이 굉장히 비슷한 분인 것 같은데, 저도 노 서프라이즈를 반자본주의적인 곡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 자신도 사회주의를 지지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톰 요크의 일련의 반자본주의적 활동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바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님의 해석과 감상에 상당히 동의하는 측면이 있고요. 님의 논증에 대한 열의 또한 굉장히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님이 지금 쓰신 글이나 논증을 볼 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리플 달겠습니다. 그것이 님께서 원하시는 바라 여기고 감히 적어보겠습니다. 저보다는 공부를 더 하신 것 같으니 제 반론을 보시고 질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도 수능을 빌어먹을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또 제가 효용론과 반영론 따위를 꺼낸 것은 그것이 학적으로 어떤 대단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수능에서 그러한 이론을 가르칠 때는 획일적인 사고를 요구하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바라지요. 수능에서 어떤 시는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한다는 독단적이고 세뇌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그런 모습이 꿈의환영님의 글에서 엿보였기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다시말해 '표현론''반영론'적인 사고에만 갇혀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이해하시지 못할 것 같아 자세히 적겠습니다. 님은 비판의 대상을 잘못 택하셨습니다. 만약 이것이 철학서의 번역문제라면 그러한 비판이 타당합니다. 철학은 엄밀하고 명석한 언어들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에 대한 사회적, 학적 공감이 이루어져야함은 물론, 번역을 할 경우 번역이 이루어지는 언어 사용지역에서 표준화된 단어로 번역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리젬출판사에서 번역된 수사학1의 경우 번역자가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용어를 타당한 이유 없이 자신이 취사선택한 용어로 바꾸어서 번역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당연히 왜 자신이 그러한 용어로 번역을 하였는지 까닭을 제시했어야 하나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따라서 노 서프라이즈에서 사용된 단어들이 엄밀성을 띠고 있다면 님의 그러한 반박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님의 논증에서 노 서프라이즈의 단어들이 엄밀성을 띠어야만 한다는 까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님의 해석은 단지 님 나름의 관점에서 필요한 맥락을 취해 해석했을 뿐입니다. 즉, 이 맥락에서 이렇게 해석했다이지, 이렇게 해석되어야만 한다는 말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국 님의 해석은 노 서프라이즈를 해석하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님의 해석이 기존의 해석을 뒤집고 올바른 해석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겁니다.
물론 님의 논의가 해석의 여지를 넓히고 지금까지 통용되어왔던 감수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수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다고 여겨집니다만, 님이 그 수준을 벗어나 다른 해석들의 여지를 묵살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셨다면 그것은 범위를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님이 할 수 있는 것은 번역의 문법적인 오류를 지적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지, 수용자의 수용의 여지를 한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rhkorea의 회원분들 하나하나가 수용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살이라는 것에서 느끼는 축축한 감정이든, 노서프라이즈의 달콤한 멜로디를 통해 안도감을 느끼든, 님처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든, 그것은 님이 간섭할만한 사안의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통용되는 번역이 가지고 있는 위력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노래가사가 철학적 용어처럼 엄밀성을 띠어야만 하는 단어들이 아닌 만큼, 님의 논의는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끝나야 함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람된 말씀이지만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의 폐해와 그 안에서 인간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저도 동의하고, 님이 그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고 반자본주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노래가 다르게 불려지고 있는 모습이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님이 진정 그들의 생각을 돌려놓고자 한다면 이러한 방법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자본주의 운동의 핵심은 대중과 가까워지는 것이지 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삼인)'를 권합니다.(이미 읽으셨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이러신다고 해서 대중의 '프레임'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님이 지금 쓰신 글이나 논증을 볼 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리플 달겠습니다. 그것이 님께서 원하시는 바라 여기고 감히 적어보겠습니다. 저보다는 공부를 더 하신 것 같으니 제 반론을 보시고 질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도 수능을 빌어먹을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또 제가 효용론과 반영론 따위를 꺼낸 것은 그것이 학적으로 어떤 대단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수능에서 그러한 이론을 가르칠 때는 획일적인 사고를 요구하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바라지요. 수능에서 어떤 시는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한다는 독단적이고 세뇌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그런 모습이 꿈의환영님의 글에서 엿보였기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다시말해 '표현론''반영론'적인 사고에만 갇혀있는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이해하시지 못할 것 같아 자세히 적겠습니다. 님은 비판의 대상을 잘못 택하셨습니다. 만약 이것이 철학서의 번역문제라면 그러한 비판이 타당합니다. 철학은 엄밀하고 명석한 언어들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에 대한 사회적, 학적 공감이 이루어져야함은 물론, 번역을 할 경우 번역이 이루어지는 언어 사용지역에서 표준화된 단어로 번역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리젬출판사에서 번역된 수사학1의 경우 번역자가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용어를 타당한 이유 없이 자신이 취사선택한 용어로 바꾸어서 번역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당연히 왜 자신이 그러한 용어로 번역을 하였는지 까닭을 제시했어야 하나 그렇지 않았던 겁니다. 따라서 노 서프라이즈에서 사용된 단어들이 엄밀성을 띠고 있다면 님의 그러한 반박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님의 논증에서 노 서프라이즈의 단어들이 엄밀성을 띠어야만 한다는 까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님의 해석은 단지 님 나름의 관점에서 필요한 맥락을 취해 해석했을 뿐입니다. 즉, 이 맥락에서 이렇게 해석했다이지, 이렇게 해석되어야만 한다는 말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국 님의 해석은 노 서프라이즈를 해석하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님의 해석이 기존의 해석을 뒤집고 올바른 해석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 겁니다.
물론 님의 논의가 해석의 여지를 넓히고 지금까지 통용되어왔던 감수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수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다고 여겨집니다만, 님이 그 수준을 벗어나 다른 해석들의 여지를 묵살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셨다면 그것은 범위를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님이 할 수 있는 것은 번역의 문법적인 오류를 지적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지, 수용자의 수용의 여지를 한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rhkorea의 회원분들 하나하나가 수용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살이라는 것에서 느끼는 축축한 감정이든, 노서프라이즈의 달콤한 멜로디를 통해 안도감을 느끼든, 님처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든, 그것은 님이 간섭할만한 사안의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통용되는 번역이 가지고 있는 위력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노래가사가 철학적 용어처럼 엄밀성을 띠어야만 하는 단어들이 아닌 만큼, 님의 논의는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끝나야 함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람된 말씀이지만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의 폐해와 그 안에서 인간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저도 동의하고, 님이 그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고 반자본주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노래가 다르게 불려지고 있는 모습이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님이 진정 그들의 생각을 돌려놓고자 한다면 이러한 방법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자본주의 운동의 핵심은 대중과 가까워지는 것이지 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삼인)'를 권합니다.(이미 읽으셨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이러신다고 해서 대중의 '프레임'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철천야차2007-05-21 18:25
아... 걍 잘 껄... 숙제하고 졸려 죽겠는데 괜히 아레치 들어왔다 =_=
꿈의 환영님 안녕하세요. 님의 글을 보니 마치 저의 4,5년 전 rhkorea에서의 저의 환영을 보는 것 같네요. 무슨 말인고 하니... 그 때 저도 이렇게 뭐랄까... 약간 전투적이었죠. 으하. (그 당시 게시판 DB가 날아가버린 게 정말로 아쉽습니다. 꿈의 환영님 예상과는 다르게 아레치에도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의식이 많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잡설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 뭐, 지금 자게에도 검색해보면 꽤 있을텐데;;
아무튼 마지막에 "자본주의 체제에 별다른 저항의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노랠 반자본주의적으로 읽으라고 강요하는 게 얼마나 폭력적일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사십시오. 올더스 헉슬리가 75년 전에 그린 ‘멋진 신세계’에서 ‘자본주의’란 ‘소마’를 복용하시는 그 세계는 어떻게 좀, 행복하십니까?" 요 문단은 굉장히 불손하시구만용... 저 들으라고 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어쨋든 불특정다수 rhkorea회원들에게 뱉은 얘기 같아서 기분이 안 좋네요. 요건 좀 실수하신 듯.
저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아주아주아주 많이많이많이 저항의식 가지고 있지만 가사 해석에 대해선 꿈의 환영님처럼 절대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싶진 않네요.
일렉군 말대로 사람들마다 수용하는 방식이 다른데... 단지 한 곡, 가사 해석을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아 자야겠네요;; 나중에 얘기많이해요. 정모하면 나오세요~ 만나면 좋은 친굽니다. ㅎㅎㅎ
어떤 분일지 궁금합니다. 정모 꼭 나오시길. 번개하면 쪽지 보내드리죠.
혹시 영화잡지도 '씨네21은 자본주의의 노예야, 나는 Corea(이거 아직도 나오나?)만 볼거야,' 이러시는 분은 아니시죠? ㅡ.ㅡ;;
꿈의 환영님 안녕하세요. 님의 글을 보니 마치 저의 4,5년 전 rhkorea에서의 저의 환영을 보는 것 같네요. 무슨 말인고 하니... 그 때 저도 이렇게 뭐랄까... 약간 전투적이었죠. 으하. (그 당시 게시판 DB가 날아가버린 게 정말로 아쉽습니다. 꿈의 환영님 예상과는 다르게 아레치에도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의식이 많은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잡설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 뭐, 지금 자게에도 검색해보면 꽤 있을텐데;;
아무튼 마지막에 "자본주의 체제에 별다른 저항의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 노랠 반자본주의적으로 읽으라고 강요하는 게 얼마나 폭력적일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사십시오. 올더스 헉슬리가 75년 전에 그린 ‘멋진 신세계’에서 ‘자본주의’란 ‘소마’를 복용하시는 그 세계는 어떻게 좀, 행복하십니까?" 요 문단은 굉장히 불손하시구만용... 저 들으라고 한 얘기는 아니겠지만, 어쨋든 불특정다수 rhkorea회원들에게 뱉은 얘기 같아서 기분이 안 좋네요. 요건 좀 실수하신 듯.
저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서 아주아주아주 많이많이많이 저항의식 가지고 있지만 가사 해석에 대해선 꿈의 환영님처럼 절대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싶진 않네요.
일렉군 말대로 사람들마다 수용하는 방식이 다른데... 단지 한 곡, 가사 해석을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아 자야겠네요;; 나중에 얘기많이해요. 정모하면 나오세요~ 만나면 좋은 친굽니다. ㅎㅎㅎ
어떤 분일지 궁금합니다. 정모 꼭 나오시길. 번개하면 쪽지 보내드리죠.
혹시 영화잡지도 '씨네21은 자본주의의 노예야, 나는 Corea(이거 아직도 나오나?)만 볼거야,' 이러시는 분은 아니시죠? ㅡ.ㅡ;;
철천야차2007-05-21 18:45
아 이 얘기만 하고 잘께요 ㅡ.ㅡ
라디오헤드 좋아하시죠? 톰 요크도 좋아하실테고...
라디오헤드 멤버들, 특히 톰... 아시다시피 자본주의에 불만 많으신 분이죠.
(아예 이번 솔로 앨범은 그냥 정치색이 퐉.... 뭐 그렇습니다만)
그들은, 톰은... 꿈의환영님의 이런 태도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 거 같습니까?
노 서프라이지즈 가사가 설령 꿈의환영님의 의견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의도로 씌여졌다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보면 톰도 별로 안좋아할 것 같습니다.
전 라디오헤드 멤버들이 강요하는 건 본 적이 없거든요. 10년 동안...
(꿈의환영님 글 뉘앙스는 강요하는 것 처럼 느껴졌어요.)
단지 각자(들)에게만 엄격하고 그 자체로 아우라를 풍기는....
아 배고프다;; 빨리 자야지...
꿈의환영님 환영합니다. 잘 오셨어요 ^^
라디오헤드 좋아하시죠? 톰 요크도 좋아하실테고...
라디오헤드 멤버들, 특히 톰... 아시다시피 자본주의에 불만 많으신 분이죠.
(아예 이번 솔로 앨범은 그냥 정치색이 퐉.... 뭐 그렇습니다만)
그들은, 톰은... 꿈의환영님의 이런 태도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 거 같습니까?
노 서프라이지즈 가사가 설령 꿈의환영님의 의견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의도로 씌여졌다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보면 톰도 별로 안좋아할 것 같습니다.
전 라디오헤드 멤버들이 강요하는 건 본 적이 없거든요. 10년 동안...
(꿈의환영님 글 뉘앙스는 강요하는 것 처럼 느껴졌어요.)
단지 각자(들)에게만 엄격하고 그 자체로 아우라를 풍기는....
아 배고프다;; 빨리 자야지...
꿈의환영님 환영합니다. 잘 오셨어요 ^^
캐서린2007-05-21 19:46
A형이죠?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7-05-22 01:17
길어서 차마읽진 못했습니다--;
해석별차이없는듯한데.
해석해서 올려주세요.저녁에 시간날때 보겠습니다.
해석별차이없는듯한데.
해석해서 올려주세요.저녁에 시간날때 보겠습니다.
리드2007-05-22 03:59
이렇게 논쟁하는 모습을 보니깐 왠지 신선하고 새로운데요?!
각자 의견들을 볼수있어서 좋았던거 같아요.
각자 의견들을 볼수있어서 좋았던거 같아요.
새턴링즈2007-05-22 04:47
어젯밤에 마지막문단에 대해서 한마디 쓸까 하다가 똑같은 사람 될거 같아서 그냥 잤는데 역시나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었군요. 비판,비난,조롱,무시,고압적,그리고 존중 이 단어들의 의미 아시겠죠.. 무조건 이것이 옳고 대다수가 틀렸는데 왜 집단이 어떻게 되려고. 방어적으로, 모르쇠로 일관하냐고 하지 마시고.. 진작에 본인의 해석과 함께 차이점을 들어서 설명하셨더라면. 여기도 다 생각있는 사람들인데; 굳이 감정적으로 신경 긁는 말씀까지는 안하셔도 다 알아듣습니다.
Tabitha2007-05-22 08:04
너무 어렵다..ㅋㅋㅋ
어흥2007-05-22 11:21
앗
안 들어온 사이 이런 논쟁이...
안 들어온 사이 이런 논쟁이...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7-05-23 15:44
다시읽었는데 별다른 --;
자신만 맞고 남은 틀린게 아니라
다르게 느끼는 겁니다.
"국내에서 제일 큰 라디오헤드 팬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곡 해석도 못해서야 쓰겠습니까" 이대목은 울컥하네요; 제대로 된 팬페이지로 가시던지 만들어보세요.
자신만 맞고 남은 틀린게 아니라
다르게 느끼는 겁니다.
"국내에서 제일 큰 라디오헤드 팬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곡 해석도 못해서야 쓰겠습니까" 이대목은 울컥하네요; 제대로 된 팬페이지로 가시던지 만들어보세요.
우호2007-05-23 16:39
환영님빼곤 완전 고렙존 인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