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의 깡통을 가지고 드리블하다가 발로 세게 찼다.
깠다,라는 염세적인 표현이 옳을만큼 징그러운 소릴내며
굴러가던 깡통은 가로수 옆 집수구 안으로 떨어졌다.
더러운 물건도 정붙이면 안고 다닌다고, 나는 금세 아쉬워졌다.
갑자기 '환타'라는 깡통의 스펠링이 생각나지 않았고
또한 궁금해지기도 해서 집수구로 얼굴을 들이밀어 안을 내다봤다.
전에 비가와서였는지 깡통은 구정물 위에 제자리로 둥둥떠서 나를 반기고 있었다.
나는 손가락 하나를 고추를 된장에 찍어바르듯 빼꼼 안으로 밀어넣어봤다.
하지만 감질나게 간지럽힐뿐이었다. 환타 몸뚱어리를.
깡통은 쉽게 내 손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더럽게 구정물만 손에 묻혔다.
손에서 침냄새와 더러운 흙냄새가 풍겨왔다.
나는 또 울고만 싶은 기분이 되었다.
사랑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