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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도 사지도

철천야차2007-08-23 15:43조회 485




하루에도 수많은 자극들과 부딪친다. 평균 이상의 무시무시한 자극들.
  아마도 내 생활패턴이 그럴 수 밖에 없는 동선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길바닥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위에 새겨지는, 또 공기 중의 전파 사이로 춤을 추는 동선들.
  어제는 우연히 모 일간지 수습기자의 블로그에서 읽은 신세한탄에 감동받은 나머지,
나도 뭔가를 휘갈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한번 써본다.

   시인이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 시인이 게스트로 나와 시인 이야기를 해 주었다.
    시인 김수영.
     하도 그 이야기가 재미있어 뼈가 있어 게다가
      말손님으로 나온 그 시인이 읽어주는 김수영의 '웃음'이라는 시가
     너무나 처절하게, 온 행이 가슴과 머리에 박히어
    감히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가 명료하게 떠오르려고 하여
   손사래치며 서점으로 들어가 김수영의 시집을 찾았다.

  한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서점. 흡사 시장통을 연상시키는 그곳에
   중고등학생들 문제집과 영어교재들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지만,
    김수영 전집은 "재고없음" 흥,
     대신 김종삼의 시집을 집어 들어 몇 수 읽어본다.
      잘 모르겠다. 수십년간 술과 담배를 벗삼아 부조리한 세상에 뱉었던 가래가 몇 말이고 쌓일 때
       그러면 좀 이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느낌은 들었다. 대저 모르겠다. 과연.

     사실 그 서점에 잘 안 가는데, 오늘의 동선이 절묘하야 부득이 가게되었던 것이다.
    먼저 인천공항에 갔었다.
    이모님이 출국하시는 데, 서울에 있는 조카들 중에 짐을 들어드릴 여유가 되는 사람이 나밖에,
    그러니까 형, 누나들은 다들 돈 버느라 바쁘고 원천징수인생 모의체험중인 내가 출동해야지.
    배웅해 드리고 돌아오는 공항철도 열차 안에 '지식채널 e' - 우리나라의 과도한 영어교육에 대한 내용.
    김포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5호선 안에선 이랜드 계열 해고 노동자들이 나눠주는 전단지.
          - 그는 "공항에서는 엄마들이 여름방학 동안 아이를 해외 영어연수 보내놓고 입국장에 못 들어가 지켜보고 있고, 이랜드 농성장 앞에서는 부인이나 엄마를 만나지 못해 남편과 아이들의 눈물 흘리는 모습이 정말 대조적이지 않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배우 권해효) -
    에효...... 광화문 도착. 목적지는 300미터 전방. 그 사이에 그 서점.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되고, 다시 독립을 하고, 부정 선거가 판을 치고, 군사 정권에 독재자가 지배하고.
    과연 다이나믹한 시대가 참을 수 없는 괴로움으로 시인들을 빚어냈다면
     2007년의 한국은 스스로 다이나믹 코리아,
       겉으로는 점잖게 웃으며 손을 내밀지만 너무나도 정교하게 호박씨를 까는 나머지,
         단체로 평생 전신마취를 당한 것처럼 무심한 사람들은 그저 지갑에서 돈을 꺼낼 뿐.


--- 너무 더워 뇌가 녹아내린다. 덕분에
       어떤 그리움, 외로움, 절망, 슬픔 모두 사라질 수 있다면... 안돼.
         잊으면 안돼. 기억하고 나는 노래를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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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wud2007-08-23 20:06
구 다라라~ 스 다라라~
상구2007-08-24 04:09
내가 정교하게 호박씨좀 잘까는데 . 점잖지 못해서탈이야 .
miller2007-08-24 08:03
야채..안녕!! ^^*
철천야차2007-08-24 14:22
안뇽 모두 안뇽 ㅎㅎㅎㅎㅎㅎㅎ
양파링2007-08-25 01:57
진실은 저 너머에.. --;
아이러니한 세상~
불평은 해대고. 차가운 냉소. 무관심. 이기적.
나도 점점 그렇게 되가는건 아닐까. 이런거 생각하면 먹먹해짐.
이런 숨통 조여오는 현실에선..
항상 양보와 배려의 미덕은 필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타 치는 톰의 모습이 멋지군요. 하하핫.
Rayna2007-08-25 03:19
1일날 오후에 잠깐 뵐 수 있을까요. 그날 밤 바로 출발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