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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까

Radiohead2007-08-31 15:22조회 382추천 9
오늘은 빨간도복 사나이와 스파링을 했다.

갈비뼈가 부러져 한달 열흘 정도 쉬다가

저번주부터 도장에 다시 나갔는데

내가 쉬는 사이에 등록한 회원인가보다.

저번주에 보고 오늘이 두번 째 보는거 였다.


보통 도장에 처음 등록하면

도장에서 파는 흰색 도복을 입고 배우기 마련.

근데 이 사람은 휘황찬란한 패치가 붙어있는

메이커 빨간도복을 입고 있었다!

새빨간 도복말이다!!

거기다가 수염도 멋드러지게 기르고,

키는 180도 넘고 몸도 아주 좋다!


기술시연과 스파링을 마치고

정해진 운동시간이 다 끝난다음

나는 그 사나이에게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멋드러진 수염을 가진 빨간도복 사나이에게 말이다.


운동이 다 끝났을 때에는 이미 기진맥진 상태였다.

스파링을 5회정도 쉬지않고 마친 상태라..

저쪽에 그 빨간도복 사나이가 보였고

나는 다가가서 스파링을 청했다.

그 사나이도 어차피 나를 처음보기는 마찬가지.

둘다 기진맥진 상태라 살살 하자고 얘기하고 시작했다.


언제나 시작은 이렇다.

살살하자고 얘기한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다.

그렇지만 막상 스파링이 시작되면

그 말은 누가했던 쏙 들어가기 마련이다.

어느 새 짐승이 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곤 말이다!


아무튼 그 사내와 나의 스파링은 시작됐고

나는 초반에 어렵지 않게 사이드를 잡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내와 나의 체중은 어림잡아 20kg 차이는 나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 65~66kg 정도 나가는데

적어도 그 사내는 80kg은 무조건 넘을테니까!


아아, 나는 깔리기 시작했고

무게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마운트까지 내어주고

버둥거릴 수 밖에 없었다.


내 배 위에 앉아 나를 내려다보는

빨간도복 사나이!


으아아아악!!

투지가 불타올랐다.

아무리 오래쉬었고, 몸무게 차이도 엄청나지만

수련기간은 내가 더 오래되지 않았는가!!

나는 슬금슬금 오기가생겨서

절대로 지지말아야겠다는 투지가 끓어 올랐다.

야금야금 포지션을 유지하며 결국 마운트에서 탈출했고

하프가드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사내는 하프가드에서 사이드를 시도했고

나는 사이드를 내주는 척 하면서

이스케잎을 했고

그 사내는 다시 나를 덮치고

나는 온 몸을 말아서 다시 빠져나오고

또 다시 위로 올라오는 사내를

옆으로 돌며 가랑이사이로 나와

결국은 사이드를 잡아냈다!!


이게 글로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실로 몇초만에 일어난 대단한 공방이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블루벨트 두명이

오오!! 를 연발하며 내가 사이드를 잡아내자

박수를 쳤다!

(아아.. 얼마나 감동적인 순간인가 ㅜ.ㅜ
사실 이 부분때문에 이런 장황한 재미없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마르셀로 가르시아의 포스를 느끼며

흡족한 기분이 온 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사이드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피니쉬는 오픈가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트라이앵글로 마무리지었다.

결국 난 엄청난 거구의

수염을 멋드러지게 기른, 메이커 빨간도복을 입고 있는

사내를 무너뜨린거다!

그것도 가장 좋아하는 트라이앵글로 말이다!!


트라이앵글초크는 마법이다.

내 다리사이에 껴서 얼굴이 씨뻘개지는 상대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스파링을 마치고

그 빨간도복 사내는

"아, 정말 한 수 잘 배웠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한참을 쉬면서 땀을 좀 식히고

집에 가기위해 옷을 갈아입고

집에가는 인사를 했을 때

다시 한번

"아, 오늘 정말 한 수 잘 배웠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난 오늘도 마법의 힘을빌어

기분좋게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는

담배를 하나 꼬나물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시원한 맥주를 한 캔 마실 계획이다.

글이 너무 길고 재미도 없지만

이건 나를 위한 글이다.

훗날 오늘의 감동을 기억할 거다 ㅜ.ㅜ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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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양파링2007-08-31 16:30
으아아아악!!
승리를 추카합니다.. ㅎㅎ
램브2007-08-31 17:06
완전 좋을거같은데요..지겹지않고 생생했습니다. 레슬링맞나용? 암튼.. 저도 기분좋아집니다. 그 기쁨...충분히 즐기세요^^
miller2007-09-01 00:01
기분 좋아서 날아갈 것 같으시겠어요 흐흐흐 ;;
추카추카 ^^
상구2007-09-03 05:37
날라가는데 아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