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빨간도복 사나이와 스파링을 했다.
갈비뼈가 부러져 한달 열흘 정도 쉬다가
저번주부터 도장에 다시 나갔는데
내가 쉬는 사이에 등록한 회원인가보다.
저번주에 보고 오늘이 두번 째 보는거 였다.
보통 도장에 처음 등록하면
도장에서 파는 흰색 도복을 입고 배우기 마련.
근데 이 사람은 휘황찬란한 패치가 붙어있는
메이커 빨간도복을 입고 있었다!
새빨간 도복말이다!!
거기다가 수염도 멋드러지게 기르고,
키는 180도 넘고 몸도 아주 좋다!
기술시연과 스파링을 마치고
정해진 운동시간이 다 끝난다음
나는 그 사나이에게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멋드러진 수염을 가진 빨간도복 사나이에게 말이다.
운동이 다 끝났을 때에는 이미 기진맥진 상태였다.
스파링을 5회정도 쉬지않고 마친 상태라..
저쪽에 그 빨간도복 사나이가 보였고
나는 다가가서 스파링을 청했다.
그 사나이도 어차피 나를 처음보기는 마찬가지.
둘다 기진맥진 상태라 살살 하자고 얘기하고 시작했다.
언제나 시작은 이렇다.
살살하자고 얘기한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다.
그렇지만 막상 스파링이 시작되면
그 말은 누가했던 쏙 들어가기 마련이다.
어느 새 짐승이 되어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곤 말이다!
아무튼 그 사내와 나의 스파링은 시작됐고
나는 초반에 어렵지 않게 사이드를 잡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내와 나의 체중은 어림잡아 20kg 차이는 나는 것 같았다.
내가 지금 65~66kg 정도 나가는데
적어도 그 사내는 80kg은 무조건 넘을테니까!
아아, 나는 깔리기 시작했고
무게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마운트까지 내어주고
버둥거릴 수 밖에 없었다.
내 배 위에 앉아 나를 내려다보는
빨간도복 사나이!
으아아아악!!
투지가 불타올랐다.
아무리 오래쉬었고, 몸무게 차이도 엄청나지만
수련기간은 내가 더 오래되지 않았는가!!
나는 슬금슬금 오기가생겨서
절대로 지지말아야겠다는 투지가 끓어 올랐다.
야금야금 포지션을 유지하며 결국 마운트에서 탈출했고
하프가드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사내는 하프가드에서 사이드를 시도했고
나는 사이드를 내주는 척 하면서
이스케잎을 했고
그 사내는 다시 나를 덮치고
나는 온 몸을 말아서 다시 빠져나오고
또 다시 위로 올라오는 사내를
옆으로 돌며 가랑이사이로 나와
결국은 사이드를 잡아냈다!!
이게 글로쓰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실로 몇초만에 일어난 대단한 공방이였다!
옆에서 지켜보던 블루벨트 두명이
오오!! 를 연발하며 내가 사이드를 잡아내자
박수를 쳤다!
(아아.. 얼마나 감동적인 순간인가 ㅜ.ㅜ
사실 이 부분때문에 이런 장황한 재미없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마르셀로 가르시아의 포스를 느끼며
흡족한 기분이 온 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사이드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피니쉬는 오픈가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트라이앵글로 마무리지었다.
결국 난 엄청난 거구의
수염을 멋드러지게 기른, 메이커 빨간도복을 입고 있는
사내를 무너뜨린거다!
그것도 가장 좋아하는 트라이앵글로 말이다!!
트라이앵글초크는 마법이다.
내 다리사이에 껴서 얼굴이 씨뻘개지는 상대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스파링을 마치고
그 빨간도복 사내는
"아, 정말 한 수 잘 배웠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한참을 쉬면서 땀을 좀 식히고
집에 가기위해 옷을 갈아입고
집에가는 인사를 했을 때
다시 한번
"아, 오늘 정말 한 수 잘 배웠습니다"
라고 말해주었다.
난 오늘도 마법의 힘을빌어
기분좋게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는
담배를 하나 꼬나물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시원한 맥주를 한 캔 마실 계획이다.
글이 너무 길고 재미도 없지만
이건 나를 위한 글이다.
훗날 오늘의 감동을 기억할 거다 ㅜ.ㅜ
ㅎㅎㅎㅎㅎ
승리를 추카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