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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지낙2007-09-20 12:25조회 439추천 3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배철수씨가 하는 말을 유심히 듣게 되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정말 돈은 따라오나요
라는 고삼 학생의 질문에
그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그는 운이 좋게도 그렇게 된 편이라고 말했고,
그의 친구는 반대로 돈을 쫓아서 자신의 일을 정했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그리 행복해하지 않았다면서,
뭔가 그다지 새로운 답변은 아니였지만, 나에게 현실이라는 일맥을 짚어주었다.

예술학이라고,
'모태는 미학이지만 미의 관념적 연구를 하는 미학과는 다르게 예술에 대한 대상을 현실적, 구체적, 실증주의적으로 연구'를 한다는 학문이 있다.

그러니까,

황금비율이 왜 아름답게 보이며, 그 비율에서 나타는 균형감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나
어떤 시각 이미지는 시각 언어화되면서 어떤 시각 이미지는 되지 않는 구분선은 어떻게 알 수 있나
자극과 감각의 비례는 어떠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나

뭐 이런 것들을 배우는데,

감각을 구체화시키고 수치화 시켜서 이해한다는 관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라
이쪽으로 좀더 더 깊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사귀는 사람(같은 학교 같은 과)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졸업하는데,
같이 열심히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면서 예술학과 미학에 대해서 떠들다가
'졸업 후 어떻게 될 것인가'
'취업'
이러한 주제가 나오면
미와 예술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하며 붕 떠있던 감정들,
현실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 걷혀지고

한 차례 차분히 가라앉게 된다.

이 때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묘한데,

이건, 마치 예술학에서 감정에 대한 수치화를 하는 것처럼 미래에 대한 계획화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나는, 추상적이고 막막한 미래를 열심히 구체적으로 만들어보려고 머리를 굴려본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선배도 전공을 배우면서 빡세지만 굉장히 재밌어하고 보람차 하는데
세상엔 우리 전공을 필요로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생계에 전공을 연관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화나고 답답하다는 점.

나는 답답한 마음에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데 왜 공대 다니다가 이 곳으로 왔느냐고 묻자,
그는 전공을 살리지 못하더라도
삶을 넉넉하게 사는 방법을 우리 과에 와서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전공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막연하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이 과에 온지 얼마 안 되었고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 의문이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을 뿐인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고학번과 사귄다는 이유로 깨달아가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녹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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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wud2007-09-20 13:42
세상엔 우리 전공을 필요로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 How can you be so sure?
로봇마빈2007-09-20 13:49
언제한번 시간내셔서 예술학 이야기 들려주세요
멋진 학문을 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예술에 학 이 정말 존재하는지 어느정도인지 흥미롭습니다
음 현실걱정은 어차피 나중에 닥칠일 이라면 벌써부터 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그 고학번 분께도 힘내시라고 전해주세요
miller2007-09-22 11:24
지낙 ...안녕!!!
Rayna2007-09-22 11:32
알콜이 땡긴다.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