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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의 기술.

담요2007-09-20 16:33조회 285추천 2
요즘 운전을 하고 다니다보니 예전에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곧잘 차에 치인다는 것.
보름 사이에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만 네마리를 보았다.

그 중 한마리는 집으로 오는 일방통행 골목길에서 보았는데,
골목길이기도 하고, 양 옆으로 차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곳이기에,
나는 조심스럽게 액셀을 다루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랬기 때문에,
그 광경은 꽤나 오랫동안 내 시야에 머물게 되었다.
더군다나 나는 그 고양이를 밟지 않음과 동시에,
우측의 차를 긁지 않기 위해 핸들을 이리 저리 틀었고,
더 더욱 그 고양이를 주시해야만 했다.
무사히 그 사이를 빠져나왔다는 생각에 내뱉은 안도의 한숨, 그 사이로-
붉게 물든 아스팔트에 머리를 누인 그 고양이의 영상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리고, 환상.>
붉은 물이 가득 담긴 수조 속에 고양이가 있고, 내가 있다.
고양이는 조금씩 희석되며 형체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고양이에게 나는 작별 인사를 건넨다, 좌우로 손을 힘껏 휘저으며.
나는 그렇게 고양이가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희석되는 것을 돕는다.

<그리고, 다음.>
나는 '누군가 치워주겠지' 라는 계산과 동시에,
경적을 울려주는 뒤 차에게 은밀한 감사를 표하며 그 곳에서 빠져나왔다.

<또 다시, 다음.>
고양이는 더 이상 그 곳에 없었다.
과연 나의 간절한 바램대로 다른 이가 치워준 것일까.

어쩌면 고양이는 정말로 희석되어 사라졌는지도 모른다.
그 어떤 '누군가'의 부재를 안타까워 하며.

<그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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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ecret2007-09-21 03:47
음..불쌍한 고냥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