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이다. 벌써. 구름과 하늘 사이사이로 청명하게 내리꽂는 햇살. 단풍과 은행들, 갈대들이 서로 부둥키고 흩날리는 광경을 보고 싶다. 그 안에서 숨쉬고, 그들 품 안으로 스며들고 싶다. 도시 너머 산자락 아래 철조망을 넘어 꿈꾸는 탈주의 세계.
- 밤잠을 참아내고 10월을 맞이하는 첫 곡으로 매닉스의 send away the tigers를 골랐다. 가사도 요즘같은 세태에 어울린다 싶고, 곡조도 여전히 매혹적이다. 언제고 다시금 한려해로, 다도해로 향할 즈음이거든 꼭 한 번 귀에 걸어두어야지, 하며 마냥 좋아한다.
- 평소 접할 기회도 흔치 않고, 잘 모르는 영역의 세계일수록 그곳에 대한 경외감과 호기심은 층을 더하는 법이랬다. 이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 중 하나가 된 동료녀석과 스칸디나비아를 거쳐 아이슬란드로 향하는 여행길을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08년 7월. 지금으로서는 까마득한 시간이지만 기다리지 않아도 언젠가는 다다르게 될 때다.
세상사의 모든 결말을 다 안듯이 굴던 치기어린 시절들. 편지로, 목소리로, 때로는 몸을 맞대며 서투르게 사랑을 고백하던 순간들. 기약 없는 희망과 희미한 내일에 염증을 부리며 산으로, 섬으로 도피하던 시간들. 지금도 내 안의 어느 언저리서 아릿한 궤적을 그리며 발화하는 기억들이 있다. 이렇게 비루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찬 낯 뜨거운 기억들이, 작년 겨울 이래로 "2007년은 없을" 거라며 내 안으로부터 '21그램'을 덜어내고자 했던 시도들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나를 지탱해주고, 오늘을 살아내게 했다. 그렇게 '약속'을 어기고 9개월을 더 살았으니, 내년을 기약하지 못할 이유가 또 있을까. 이런 물음을 애써 끄집어 낼 필요도 없겠지. 이제는.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아홉 개의 이야기」와 「흰 꽃」을 마저 읽은 그 시큼한 기분을 떨쳐낼 길이 없어 기껏 여기까지 와놓고 모처럼, 불경스럽게 맥주를 들이켰었다. 찰지고 단단한 보리 맛이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더니 이내 빈 속을 다 태워버렸다. 그 쌉싸름함에 몸을 바르르 떨었었지. 순간적으로 정신을 구름 위로 들었다 도로 내려놓은 듯한 느낌. 날씨가 한결 추워져서 그랬는지, 아무튼.
그런 맛인가 싶었다. - 언제 전해질지 알 수 없는 인삿말은 미리 해두는 것도 괜찮다. 타이밍 재다가 시기 놓치면 끝이다. 여행, 잘 다녀와, 걱정이야 뭐.. 그냥 즐기면 되는 거지. 다녀와서 안부 꼭 남겨주렴. 선물 잊지 말고(풉)
10월
Rayna2007-10-01 11:45조회 437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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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스캇2007-10-01 12:09
글내용은 잘 모르겠고 문단을 참 예쁘게 나눠놨구나!!
초코머핀2007-10-01 14:09
매닉스의 Autumnsong도 좋아요!!
그 앨범 다 좋음
그 앨범 다 좋음
악!!2007-10-01 14:37
넌 임마 글 정말 잘쓰는데 너무 길게써..ㅋ
ACDC2007-10-01 15:27
08년 7월이면 금방 :] 선물은 무슨! 흐
녀찬2007-10-01 22:59
여전히 행정병의 냄새가 물씬 ㅎ
tubebell2007-10-02 00:26
ㅋㅋㅋ 다들 줄간격과 줄맞춤에 민감했구나;
Rayna2007-10-03 02:39
아니 이사람들이.
초코머핀 / 전역 전에 이곳에서 Imperial Bodybags를 공연하는 게 꿈입니다(풉)
cc/ 아잉 그러지 말고!
초코머핀 / 전역 전에 이곳에서 Imperial Bodybags를 공연하는 게 꿈입니다(풉)
cc/ 아잉 그러지 말고!
ACDC2007-10-03 13:21
r/ 메롱. 레이디 취향의 플라멩고 의상 정도면 되겠니
Rayna2007-10-06 06:42
cc/피- 지금쯤 비행기 탔겠네. 잘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