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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의 고찰

캐서린2007-10-03 15:34조회 346추천 16

대학선배와 지하철에서 이야기했다.
1호선은 자주 덜컹거린다. 항상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안된다.
앞으로 고꾸러져서 여자분의 머리를 콱 움켜잡아
균형을 유지했던 악몽을 떠올리면 손잡이는 내겐 구세주와 같은 존재다.

취업하려고 자기소개서만 40장 썼어.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붙었다는 연락만 오면, 아 정말 대학생활 낭만적으로 할 자신 있는데...

와 같은 말을, 선배는 입버릇처럼 되풀이했다.
미디어에서만 보던 취업난의 화신이 바로 내 옆에 존재하고 있었다.
항상 듣던 레파토리라서 나는 장난스레 대꾸하지 않았다.
다른 화제로 바꾸기 위한 내 이기적인 방법이었다.

근데말야, 너는. 무슨 일 할거야?

글쎄. 내가 하고 싶은거.

네가 하고 싶은게 뭔데? 영화?

응 그쪽이면 괜찮고. 영화잡지 기자, 같은게 땡기던데 요즘엔.
객원기자로 뽑혀서 활동하다가 지원하면 잘 될것 같기도 하고.

선배는 내 말을 듣고 이러저러한 카운셀링을 해주었고,
나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그 카운셀링에 대한 카운셀링을 다시 해주었다.

열차는 서울역에 들어서면서 유독 덜컹거렸다.

선배는 잠시 생각하다가,

돈 많이 벌고 힘든 일, 돈 조금 벌고 네가 하고 싶은 일.
둘 중에 뭐할거야? 라고 물었다.
나는 내가하고싶은 일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뭐, 까짓 돈이야. 적게먹고 적게 싸도 괜찮아.
나는 그냥, 하고 싶은것만 있으면 만족할것 같애.

선배는 왠지 놀란눈치다.

솔직히 벌써부터 야심없고 소소하게 살려는 내 자신조차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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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onion2007-10-03 18:28
부는 자신만을 위해서는 부질없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