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넘어서 3시가 되서 일어났다. 새벽의 공간은 괴리적이다.
어깨둘레만큼의 긴 유리관이 몸에 씌워진, 나만의 공간.
그것은 밖과 소통할 수 없는 경계를 만들고 공기마저 차단할 것 같다.
바람이나 쐴겸 베란다의 창문을 연다.
3층이지만, 30층같은 높이만큼의 아찔함이 바람이 되어 얼굴에 부딪힌다.
고개를 빼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귀가 모여서 작당이라도 하듯
칠흙의 어둠이 바람에 나부끼며 군데군데 빛을 내고 있다.
하늘은 보랏빛, 나는 옛날부터 저 빛이 좋았다.
손을 내뻗어 손과 하늘의 빛깔을 번갈아쳐다본다.
아무래도, 내 손은 하늘보다 색이 짙다.
내 몸도 하늘같을 순 없는 걸까.
거대한 블루베리 푸딩 안으로 풍덩하는 상상을, 나는, 해보다가,
해보다가,
어느덧 차가워진 바람결에 문을 닫는다.
또다시 경계가 생기고, 하늘은 멀어지고 까마귀는 날고, 그래도 배는 떨어지지 않고,
TV의 샌드스톰은 유난히 내 귀에 캥기는 소릴 내고
파스 냄새가 등 뒤에서 풍겨오고, 오늘따라 벽지색이 마음에 안 들고,
오늘도 전화를 할까 말까 멍하니 망설이다가
결국엔 그만 둔다.
또다시 경계가 생기고
나는 꿈을 향해 경계를 허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