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싸우고
화해도 하고 달래줄 겸.
저녁밥까지 반납하고 작곡이란걸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그냥 그린데이나 sum41같은 펑그밴드 애들 노래를 들을때
'노래 참 단순하다. 이렇게는 나도 만들겠다' 라고
저는 정말 너무나도 건방진 생각을 했더군요.
3분 42초 노래 완성시키는데
음..꼬박 4시간 30분 걸렸네요.
대충 코드 짚어가면서 (사실 이 코드도 G-Em-Am-D(Dsus4)가 거의 반복입니다)
5000번 정도 흥얼거려 보다가
느낌이 좀 있다 싶으면 겨우 한구절 완성.
그 흥얼거림에 다시 가사 붙이는데 500번 정도 고민.
만들고 보니깐.
곡조는 밋밋하고 단순한게 딱 펑크인데
템포,박자는 이미 브릿팝이니 정말 난감하더군요.
그리고 정말이지 더욱 미칠것만 같았던건
엠피3로 녹음한
내 노래 목소리......................
원래 자기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면 이상하단건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한 정도를 넘어서
'10m 두께의 콘크리트 외벽 아래에 핵폐기물과 같이 매립되어 지구가 종말하는 그날까지 다시는 햇볕을
보게 해서는 안되는' 수준의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음치인줄도 모르고 시끄럽게 흥얼거리고 다닌거 생각해보면
주위 친구들에게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장난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친구들에게 미안해지네요.
제 친구들은 얼마나 "제발 좀 닥쳐라!" 란 말을 가슴 속에만 새기고 있었을까요.
그래도 이왕 만든거
퉁해져서 전화도 잘 안하려고 하는 여자친구 겨우 설득해
메신저 들어오게 해서 wav 파일로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물론 화해는 잘 했습니다.
의도한대로 감동시켜서 화해하는게 아니라
'너 진짜 노래 못한다'라는 웃음으로 화해하긴 했지만요.
(사실 말은 안했지만 그 보내준 파일이 총 12번을 불러서 가장 나은걸 보내준거였죠)
얼마전에 여기에 어떤분이
'누구든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지라도 각자만의 재능이 있다'라고 글 쓰셨는데
저는 확고히 그 의견에 반대할수 있습니다.
자기 비하를 즐기는건 아닙니다만
객관적으로 외모도, 두뇌도, 음악도, 운동도, 그렇다고 해서 노력도.
잘해야 평균 아니면 그 이하.
그러고 보면
신보다는 빌게이츠가 더 솔직한거 같군요.
'원래 세상은 불공평 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