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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wud2007-11-10 19:12조회 413추천 2
토요일 밤 일요일 새벽 꿈을 꾸었다.
깨고 난 후에는 혼란스러웠다.
꿈의 내용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꿈을 꾸었다는 사실이 날 혼란스럽게 했다.

나는 수영장에 있었다.
매우 중대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가운데 풀에는 한 여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나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가까이 보니 아는 사람의 얼굴은 아니었지만 인상만은 확실했다.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생생했다.
나는 꿈속에서 그녀가 나의 연인으로 설정된 사실을 몰라 당황했으나
그녀는 나에게로 다가와 같이 물속에서 발을 굴렀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녀의 연인이라는 걸.
우리는 스치듯 눈빛을 나누며 찰랑거리는 수영장 물결을 가슴께에서 느꼈다.
웃으며 이야기하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나는 그녀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녀도 나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우리는 그렇게 수면 위에 서로의 체온을 띄워 서로 나누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어쩐지 마음이 점점 아파왔다.
수영장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미 우리만의 육면체 공간에서 서로 사랑의 신호를 나누고 있었다.
곧 견딜 수 없이 행복해질 것 같아 겁이 났다.
너무나도 가슴뛰는 감정이었기 때문에 덜컥 겁이 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계속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하늘하늘한 몸으로 수면 위에 물결을 그리고, 그 물결은 내 몸에 닿으며 나에게 그녀가 보낸 따뜻함을 전해주었다.
그럴수록 내 마음은 아프고 겁이나서 울어버릴 지경이 되었고, 나는 꿈에서 깨어 공식적으로 그녀가 현실의 사람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대로 누운 채 일어날 수 없었다. 그래서 옆으로 누웠다.
의식 속에 놓고 온 그녀의 형상은 한동안 구체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답답한 내 가슴도 그대로였다.
꿈의 내용이 아니라 그런 꿈을 꾸었다는 자체가 날 끝없이 답답하게 했다.
두 평 남짓한 내 방 공기가 딱딱하게 굳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는 창문을 열어 지나가던 초겨울 차가운 바람으로 내 방 공기를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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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secret2007-11-11 04:19
질풍노도의시기??ㅎㅎ
여튼 그래도 행복한 꿈이네요...^^
다시 꿈속에서 만날 수 있길~
상구2007-11-11 12:16
몽정......
onion2007-11-11 16:06
저도 꿈에 참 괜찮은 분을 만났는데.. 근데 같이 이렇게 앉아있었는데,
다리에 털이 많더군뇨 ; 희안하게 많던..
..잘나가다가..
tubebell2007-11-12 00:21
radiohead 이야기가 없어 더욱 슬픈 글....
녀찬2007-11-12 01:15
님하 저 쇼했다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