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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2007-11-25 16:31조회 407추천 21
땅바닥에 네모나게 금을 긋고 안에 들어갔다.
네모 안에는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리고 또 안으로 들어갔다.
동그라미 안에는 세모. 세모 안에는 다시 네모 다시 동그라미.
도형 안에 더이상 다른 도형을 그릴 공간이 없게 되었을 때는,
내 손바닥보다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위에 선 후였다.
중심을 잃고 위태롭게 뒤뚱거리는 내 모습이
진주만으로 날아가는 일본군 폭격기처럼 부자연스럽다.
내 안에 경계를 만든다. 여러겹 두껍게.
안으로만 굽어갈 뿐이고
결국 내 자신의 속마저 경계를 드리우게 되었다.
누군가가 내게 길을 물었을 때,
나는 목적지와 정 반대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쪽으로 쭈욱 가세요"
"아, 고맙습니다."
환하게 웃는 행인의 얼굴은 내 동그라미의 한점을 뭉개놓았다.
나는 까치발을 떼서 두발로 지면을 밟고 섰다.
"저기, 사실은 이쪽이 아니라 저쪽."
"뭐라구요? 그럼 당신 거짓말을 한거야?"
고요해지는 공간. 다시 건설되는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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