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게도 제가 요즘 좀 바쁘다는 '핑계'로 작업을 질질 끌었네요.
얼마 전, 은근히 작업을 재촉하는 님에게 저는 바빠서 손을 못대고 있다고 이야기했죠.
어리석게도 저는 그때 "사실 시간이야 내려고 하면 낼 수 있지만..."이라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고, 님께서는 "귀찮구나?"라고 정곡을 찌르셨죠.
그땐 그건 아니라며 버럭 발뺌을 했지만,
예, 그래요, 사실 귀찮았어요.
늦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솔직하게 말합니다.
님이 제게 의뢰한 홈페이지는 사실 굉장히 단순한 디자인이었고,
저는 온갖 거만을 떨면서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고 했었죠.
하지만 귀찮았어요.
전에 누키님께서 군복무 중일때 급한 사정으로 외출을 해야 하는데,
면회자가 없어 못하고 있노라며 제게 면회를 와달라 요청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그 때 저는 황금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일찍부터 일어나 남자,
그 것도 군바리 따위를 만나기 위해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탔었죠.
그 때 저는 의리파 행세를 하며 누키님의 부탁에 응했지만,
예, 그래요, 몹시 귀찮았어요.
가겠노라 약속을 한 뒤에 후회가 밀려왔었죠.
누키님, 혹시 기억하시나요?
3년 전 저에게 옥토버 훼스트인지 뭔지 하는 곳에 데려가 술을 사신다고 하셨잖아요.
벌써 3년도 더 지났군요.
누키님도 제게 이러한 약속을 한 뒤에 후회가 밀려왔나요?
그런건가요?
그랬겠죠.
어쨌든 홈페이지는 대충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비록 디자인 자체는 굉장히 간단했지만, 게시판을 설치하는 일은 그렇지 않았답니다.
홈페이지 분위기에 맞춰 게시판의 스킨을 수정하는 일이 특히 어려웠죠.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절대. 절대.
제가 누키님을 위해 이런 저런 일을 했다며 생색내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절대.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으니 술을 사달라고 닥달하려는 것도 아니예요.
단지, 귀찮아서 그러했음에도 귀찮아서 그러한게 아니라며-
제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현재 게시판은 모두 설치가 되었습니다.
이제 밴드 누키에 대한 소개란과 연락처에 대한 내용만 집어넣으면 된답니다.
그런데 보내주신다던 사진과 글은 아직까지도 받지 못했네요.
이 글을 보신다면 제 메일로 어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또 귀찮아질지 모르니까요.
부디 서둘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