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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ID A에 얽힌 나의 이야기...

PermanentDaylight2008-01-04 12:19조회 565추천 6
원래 중학교 2학년때  OK COMPUTER를 샀을 때의 이야기 부터  처음 꺼내야 합니다만...

겨울이 되면 KID A를 샀던 때가 머리속에서 오버랩되어서요... 주절주절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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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수능 전날...

친구와 나는 곧 있을 대학 수학능력시험 때문에 고사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친구에게 양해를 구했다.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 새엘범을 냈단다. 라디오에서 어제 광고하더라구!
저기 레코드점 가서 좀 사자..."

따끈따끈한 신보를 들고 나는 기쁘게 바라보았다...

KID A...?

무슨 뜻일까... 이상의 시에 나오는 1의 아해 2의 아해 A의 아해??? -_-

나는 길거리에서 당장 포장을 뜯어 새 CD 특유의 향기(!)를 맡으며 CDP에 KID A를 꽂았다.

두근두근...

"띠디디디디~~~"(EVERYTHING IN ITS RIGHT PLACE의 도입부 표현입니다 -_ㅠ)

'헉... 뭔가 다른데... 일단 집에 가서 들어야지...'

쏜살같이 친구를 버리고 집에 온 나...

수능이고 뭐고 없었다. 지금 공부해 봤자 내일 뭐 크게 달라지겠냐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조용히 음악감상이

라는 아주 매력적인 취미로 오늘을 차분하게 보내자고 마음먹었다.

당시 우리집은 우풍이 너무 심했으므로 11월의 칼바람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CDP를 돌렸다.

부클릿을 찬찬히 살펴 보면서...

모든 트랙을 완주하고 나서 CDP는 전원이 꺼졌고.... 난... 이게 도대체 무슨 음악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다.

제일 먼저 귀에 들어왔던 곡은 How to dissapear completely와 Optimistic이었고... 혼란스러웠다...

The Bends같이 시원하고 Bullet Proof같은 미칠듯한 우울함도 없었다...

수능을 무사히 치르고(!)

KID A를 다시 집어들었을 때는 바야흐로 다음해(2001년) 1월이었다....

다시 들었을 때는 또 달랐다. 뭔가 아무튼 KID A 스럽다고나 할까? (뭐냐 -_-)

말로 설명이 불가능했다. (이해하실겁니다.)

그러했던 KID A의 세간의 평가는 팬들의 등을 돌린 엘범 이라는 혹평과 역시 정력적인(!) 밴드 라는 호평으

로 나뉘었다. 당시 우리 엄니의 반응은 이러했다.

"귀신나오겠다 -_-" 혹평인가?

허나 그런것들은 필요없었고 나는 계속 KID A를 들으며 길거리를 다녔고 자기 전에도 들었다.

Idioteque를 들으며 톰의 흐물흐물 오징어 춤을 따라했었고 (힘들더라... 요령이 있을거야)

Morning Bell을 들으며 이혼따위는 하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으며

Motion Picture Soundtrack을 들으며 눈물지었다.

지금들어도 너무나 좋은 곡들이다. 그런 추억을 가득 담고 내 CD들 중의 한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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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컴퓨터 작업을 할 때에는 MP3을 즐겨듣습니다만...

간만에 라됴헤드 형님들이 신보를 내시는 덕분에 "소유하는 음악"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그들의 신보가 나올 때 마다 신경쓰며 엘범을 모으면서 문득 학창시절 친구와 함께 CD를 고르러 가던 그

설레임을 느꼈습니다.

음악은 추억을 담는 것 같아요. 저는 라됴헤드의 엘범 하나하나를 보면 그 당시의 그림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때의 풋풋했던 감동... 난해함... 영어와의 투쟁... ㅎㅎ

새삼스럽게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라됴헤드 그들은 항상 제 삶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성장하면서 계속 접해왔던 음악이니까요.

그들이 있어 참 행복합니다. ^^

다음은 Amnesiac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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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새턴링즈2008-01-04 16:12
저도 2000년에 수능 본 세대^^;
나름 큰 다짐을 하고; pc통신도 끊고, 하루죙일 학교-학원에 있다 보니 앨범나온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워크맨 라디오로 optimistic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랑 같은 학년이셨으면,, 아마 ok computer는 중3 때가 맞을거에요. 발매일 맞춰서 타워레코드 갔다가 허탕친 기억이..^ ^
wud2008-01-04 22:41
중학교때 ok computer 가사 해석하면서 영어 아닌 영어에 언제나 몽롱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
추효선2008-01-06 07:32
와아 KID A,,, OK COMPUTER도 샀을 때 얘기도 궁금하네요ㅎ
Radiohead2008-01-06 14:10
kid a는 10월에 발매됐었죠, 기억나네요, 종로에 지금은 버거킹건물이 되어버린 자리에 타워레코드가 있었죠. 상병정기휴가 나와서 10월 3일인가, 4일인가 샀던 기억 ㅎ
블레그2008-01-10 03:07
정말 음악은 옛 추억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그당시 자주 들었던 앨범, 나중에 그 앨범을 들으면
그 땐 그랬지, 라고 과거회상을 할 수 있었거든여.
전 나름대로 이게 무지 신기하더라구요.
넘 잘봤어여.. 담 편 기대할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