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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벌쓰 데이 투 미

담요2008-01-14 16:31조회 386추천 2
14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일어나서 미역국을 먹고, 엄마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낳아줘서 고마워" 라고.
아마도 태어나 처음으로 해본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차를 몰고 엄마와 함께 시장으로 갔습니다.
반찬 거리를 사고, 오는 길에 붕어빵도 샀습니다.
둘째 출산 후 매일같이 붕어빵 타령을 하는 누나를 위한 만찬입니다.
다시 차를 돌려 누나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엄마를 내려준 다음에는, 이제 여자 친구의 집으로 갈 차례입니다.
여자 친구를 태우고 유아원에 들렸습니다.
저의 첫 조카인 연우를 모셔오라는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연우는 저희를 보자 달려들어 손을 잡습니다.
어쩐지 저보다 제 여자 친구를 더 반깁니다.
무사히 누나 집에 도착해 연우를 데리고 들어갔더니 누나가 묻습니다.
"연우 가방은?"
제가 모르겠다고 했더니 누나는 그걸 안가져오면 어떻게 하냐며 웃습니다.
그러자 연우는 "다음에는 엄마가 데리러 와" 라며 저를 노려봅니다.
가방을 못 챙긴 것은 순전히 삼촌 때문이다, 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다시 엄마를 태우고 집에 모셔다 드린 다음에 저희는 홈플러스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 저녁을 해결한 뒤에 간단히 장을 봤습니다.
어울리지 않게도 와인을 샀고, 글라스도 샀습니다.
케잌도 사고, 까망베르인지 뭔지 하는 치즈도 샀습니다.
다시 집.
저희는 조촐한 파티를 준비합니다.
누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연우입니다.
"삼촌, 생일 축하해" 라는 말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삼촌, 사랑해" 하더니 누나를 바꿔줍니다.
순간,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기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는 그녀 차례입니다.
연우에게 질세라, 잔뜩 애교를 섞어 노래를 불러줍니다.
이 기분 또한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저는 그녀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촛불을 끄고, 건배를 하고, 와인을 한모금 마십니다.
저가의 와인이지만, 애초에 입이 저질인지라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녀는 술을 전혀 못하지만 와인은 그나마 조금 마시는 편입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맛보았던 와인이 꽤나 좋은 기억으로 남았나 봅니다.
이번 와인이 더 맛있다며, 술 같지 않다며, 홀짝 홀짝 잘도 마십니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취했습니다.
집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차에 태웠는데, 춥다며 모자를 덮어쓰더니 이내 잠이 듭니다.
혹시라도 음주 단속이라도 하면 어쩌나 조금은 걱정이 됐습니다.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황보라씨도 와인 한잔 먹었을 뿐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무사히 그녀를 데려다 주고, 저 또한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보낸 문자에 대답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바로 곯아 떨어진 모양입니다.

오늘은 제 생일이었고, 저는 행복했습니다.

P.S - 57,000원 짜리 지갑을 포기한 채 제게 생일 축하 문자를 날려준,
        밴드 'nukie'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 누키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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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tubebell2008-01-15 00:54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
miller2008-01-15 01:08
그르게요..늦었찌만....생일진심으로 축하드려용^^&
연지2008-01-15 05:41
생일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셨네요
secret2008-01-15 06:01
앗 생일축하드려요~ ^^

새해 복도 많이 많이 받으세요. ^^
카카2008-01-15 09:25
생일축하드려용~ :)
이랑씨2008-01-15 09:45
생일 축하드려요!
나나2008-01-15 13:25
생일 추카추카
담요2008-01-15 15:39
모두들 감사감사 :D
닉이라는이름은없다2008-01-15 16:18
축하해요^^
하루종일2008-01-17 04:19
생일축하곡 플룻으로 불러줄껄!!
대충연습했는데
아마 애교섞인 플룻 연주가 되었을텐데
ㅎㅎㅎㅎ ^^
nukie2008-01-17 16:28
음;; ㅡ_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