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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

캐서린2008-02-04 14:33조회 359추천 5
옆매장에 귀엽게 생긴 아가씨가 직원으로 들어와서
형에게 말했더니, 그는 이랬다.

"너 걔 좋아하냐?"

난 그저 얼굴이 예뻐서 스쳐가는 다른 노선 버스보듯 말했을 뿐인데
형은 벌써부터 지리한 자신의 연애과정을 술술 읊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빨리 전화번호 따낼 궁리를 하란다.

그의 말은 최면과도 같아서
이후로 그녀의 얼굴을 보면 얼굴이 붉어졌다.
겉으로는 아닌척 했지만 내심 말걸고 싶은 마음에 안달이 나서,
휴식시간에 형한테 넌지시 물었다.

"형, 그 여자한테 어떻게 말걸어야되요?"

형은 날아오는 먹이를 기다리는 동물원 하마처럼
입을 크게 벌리면서 자신의 연애담 속편을 따발총처럼 쏴댔다.
하지만 전부 영양가없는 드라마에 불과했다.

그녀의 매장은 브래지어 코너로,
나는 엄마의 선물을 산다는 핑계로 매장에 들어섰다.
재빨리 명찰을 훔쳐보는 것으로 이름을 캐내고
곧 다른 매장으로 옮겨간다는 것과 나이는 23살이라는 것을 알아내고서 밖을 나갔다.

다음날 저녁이 되기만을 기다려
나는 내 뱃살을 감추기 위해 커다란 자켓을 껴입고서
그녀를 마주했고, 수줍게 웃으면서 전화번호를 달라고 말했다.

"아 더워"

손부채질을 하는 그녀의 얼굴이 좋았다.
나는 말없이 핸드폰을 건넸고, 그것을 받아든 그녀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꿈같은 일이 눈앞에서 현실이 되고 있었다.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쳐서 우린 아무대화도 못하고
전화번호만 교환한채 헤어졌다.

1시간뒤에 나는 내 소개를 하는 문자를 보냈고,
다음날 식사약속까지 잡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음날 아침 약속을 취소했고
자신은 사실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고백했다.

나는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냐는 식상한 멘트를 날림으로써
우리의 관계를 끝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는 내 핸드폰 문자를 거부했고
화가 난 나는 "실례많았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으로 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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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양파링2008-02-04 15:50
골 들어간다고 골키퍼 바뀌냐 라는 슬픈 멘트도 있죠. 후후..
그 사람 아니면 죽겠다 싶은 정도면 어쩔수 없겠지만.
임자 있는 사람은 그냥 칭구로 지내시는게(?)..
더 예쁘고 귀엽고 아직은 좋아하는 남자가 없는
새로운 직원이 나타나길 바래요. :) (윗글이 실제 상황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