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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직장과 헤어진 첫사랑과 익명

jay2008-05-17 16:11조회 588추천 5
  
  
술에 취해
한번 게워내고 쓰는 글이라..
정신 차리고 다음 날 보면 지울지도 몰라요
지울지도 몰라요 라고 쓰는 걸 보니
뭐 별로 정신 없진 않은가 본데
모르겠다르웽오애네민ㄴ머ㅐㄹㄴ밀ㄴ문ㄹㅇ맴

안녕하세요
전 음악이 좋아요
라디오헤드는.. 뭐 사실 안 들은지 좀 오래 됐다 히히

20대의 중반
이 나이에 그런 생각 하는것도 우습지만
(젊은 연애치곤 꽤 오랜)첫사랑이 사라지고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힐리스(또는 여러 종류의) 바퀴를 만드는 공장에 취직을 했어요
왠지 쉽게 포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난 이래저래 생각해둔게 많았거든요
나름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돼보려고
(현실적인)능력이 없는 사람이 되는게 싫어
중학교때부터 치던 기타도 그만 두겠다고 마음먹고
공부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되어야지 했는데
무너진 첫사랑과 나는 함께 무너진 것 같기도 해요
잠시려니 했는데 뭐 생각보다 잊혀지질 않으니 나 참
내가 차인 이유를 모르겠는데
뭐 언제나처럼 내가 뭔가 잘못했겠죠
아님 질렸거나

처음엔 아무것도 못했어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도
재밌는 책을 봐도
영화를 봐도
그냥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이는
조금 괜찮은 듯한 사진이나 그림을 봐도

아씨 적어도 로그인할때나
통장에서 돈 뽑을때만이라도 생각 안났으면

왜 비밀번호는 이상하게 만들어서 아우씨

그 사람이 생각나서
모두 엮인 듯 해서

그리고 좀 허우적대다
그냥 지나갔던 두어번의 사소한 다툼과는 다르다는 게
하나씩 하나씩 느껴지면서
적당히 조금씩 돈이나 벌며
아 술 때문에 정신이 없다 오타가 자꾸 생겨서 몇번을 지우는 건지 모르겠네

두어달 쯤 지나갔나요
이젠 잊었다곤 말 못하겠지만
쓰러지는 일은 없을 것도 같아요
그냥 오늘도 취해서
이제는 결번인 그 사람 전화에
온갖 미친 소리를 해봤지만
이게 뭔지 참 병신같애

처음 해보는 공장일은 쉽지는 않아요
언젠가 봤던
데모하는 노동자들의 손처럼
나름 꾸미고 가꾸던 내 손에도
지워지지 않는 때가 생기고(이게 그런 분들 안 씻는게 아니라 안지워지더라구요)
팔엔 화상의 흉터가 하나 둘 늘고
변하는 내 몸을 보니 참 좀 한심하기도 하고
당신 생각도 나고
마음 약한 당신이 내 모습을 봤다면
또 언제나처럼 혼자 울었겠지
이젠 나 때문에 우는 사람이 아니게 되었지만

그래도
다음달쯤엔 아마도 운전면허도 생길테고
그 다 다음달 쯤엔 나름 내 차도 생길테고
그 다 다 다음달 쯤엔 적금통장도 만들테고
다 다음달 쯤엔
약속했던 펜타포트도 혼자 가겠죠 뭐

내가 이야기 해주고
당신이 좋아했던 트래비스가 온다는데
어쩌면 당신을 마주칠 수도 있겠지

가끔 그 사람 사진을 보는데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예뻐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20대 중반 성인 남성이 찔찔댈뿐

그리고 직장 일은 힘들어요
아유 오늘도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거 참

칭얼대고 싶고 징징대고 싶어
그럼 뭐해 그럴 사람이 없는 걸
사라진 전화번호에 대고 찌질찌질 으히히히

아 몰라
졸려요
난 미친 것 같아요
어디라도 말하고 싶었는데
말 할 곳이 없어
그 사람이 생기면서 모든 사람을 끊어버려서

사실 좀 만만한 곳이 여기라
(절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겠지만)
아무도 날 모르니까
그냥 막 적어요
아 졸려
술 좀 작작 먹어야지
요즘은 잘 취하지도 않더니 왜 이래
내 친구 컬러링인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듣고 싶어요
제발 전화 받지말아줘 친구야

술 담배가 너무 늘었어요
완전 익숙해졌구나 이젠
이 미친 놈아
  ㄱ1 ㄱ11 
보고 있나요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 좋아 죽겠어
난 돈거 같애
아유 죽겠다
이 놈의 술
이렇게 맨날 술만 쳐먹으니 버림받지

절대 날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아우 흥


ps. 그 사람이 아끼던 물건 몇개를 제가 들고 있어요
  제가 직접 가져다 주기엔 너무나도 멀리 살아요 그 사람은
  사실 혼자 그 집 근처까지 갔었지만 용기가 없어
  그 동네에 사는 친구와 술만 먹고 내려왔지만
  술만 먹고 가지요
  어쨌든 그 물건들 어떻게 돌려줘야 할까요
  택배로 보내면 기분 나빠 할 것 같아서
  난 쓰러졌지만 그 사람이 기분 나쁜 일은 난 여전히 싫어서
  
이걸 물어보려고 뭔 말을 이렇게 길게 했을까
정신차리고 까먹고 살아야지
그래야 숨 좀 쉬고 살겠네

아 졸려
이젠 술 좀 줄여야겠다  
이게 뭐야 찌질하게 아오 씨
이 글의 주인이신가요?

댓글 6

Sgt.Pepper2008-05-17 16:51
이거 삭재하지 마세요. 알콜의 힘을 빌렸지만 이렇게 솔직해져보는거 얼마만이신지요? 저는 예전에... 군대가기 전에 한 여자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군대 가서도 많이 힘들었었죠. 매일매일 그녀 생각뿐이었죠. 저한테 상처만 주고 절 피하던 여자였는데 말예요. 참 웃깁니다. 어쩌다가 저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돼서... 사실 아직 그녀 생각이 나긴 합니다. 그녀 생일, 그녀의 핸드폰번호, 그녀의 집 주소,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 하고 싶어하는 일, 그녀가 나에게 해줬던 말... 그런게 아직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가 날 피하고, 날 싫어하던 그때가 오히려 지금보다 좋았던것 같네요. 누군가와 사랑을 할때가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할때가 아름다웠던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시죠? ^^
Sgt.Pepper2008-05-17 17:03
저는 연애상담은 잘...;;; 제 생각엔 가장좋은 방법은 마음을 보여주는것 같은데요...? 방법론적인 해답보다는... 좀더 대화의 본질에 가까운 '마음을 터놓고 하는 이야기' 뭐 이런거~? ^^;;
wud2008-05-18 09:56
아... 공감되면 안되는데..................ㅜㅜ
노니2008-05-18 12:07
직접만나서 전해주는게 좋을듯해요... ^^
mimi2008-05-21 08:12
아프네요 마음이.........
내가 아는 누군가를 마치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가지고 계신 그녀의 물건은 언젠가 용기를 내셔서 직접 주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녀도 분명 이해할게요
paikea2008-05-22 13:15
난 쓰러졌지만 그 사람이 기분 나쁜 일은 난 여전히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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