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저녁 8시경 부터 새벽 2시까지 있다가 왔는데요.
뭐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그러네요.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경찰쪽에서 폭력 시위 운운하는 게 얼마나 우습게 느껴지는지 =_=
어제는 다른 날보다 경찰이 이른 시간부터 더 강경하게 나오더라구요.
처음에 광화문 쪽에 있었어요.
시위 초반에 경복궁, 청와대로 가는 길을 경찰이 다 막고 있어서
사람들이 그 쪽으로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 알아보다가
새문안 교회 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그 쪽으로 갔었는데...
네. 청와대로 간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죠.
하지만 50일째 촛불집회 한다고 바뀌는 게 없으니까요.
여기서 일일이 이번에 추가협상이 얼마나 졸속이었는가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쇠고기 문제도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정부에서 일을 처리할... 후속타들이 더 무섭습니다.
지금 시민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어쨋든 새문안 쪽으로 갔는데, 과연 시위대가 폭력적이냐?
시민들이 스크럼짜서 전경들 밀어내는 걸 폭력적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네요.
세상에 그렇게 자제 잘 하는 시위대가 어딨는지 =_=
근데 경찰들이 초반부터 소화기를 난사하더라구요. 무슨생각인지...
어제 소화기 분말 많이 삼켰습니다. -_-;;
평소보다 경찰들이 더 거칠게 나왔어요. 제가 받은 인상은 경찰들이 작정하고 나온 것 같더라구요.
그 쪽에서 강경진압하면, 시위대도 아무래도 난폭해지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정부쪽에서 "폭력시위"라고 규정할 수 있는 건수를 많이 챙길 수 있을테니.
광화문쪽이요.
버스 줄로 묶어서 끌어내는 게 폭력적인 것인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경찰이야 길 막는 게 목적이면 닭장차 몇 대 더 뒤쪽으로 세워두면 그만이죠.
여기는 뭐 전경하고 신체접촉 하는 것도 아니고,
일종의 민의를 드러내는 퍼포먼스라고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런데 버스 안에서 창틈을 통해, 버스사이의 공간을 통해,
일찍부터 경찰들이 소화기를 마구 뿌려대는데,
뒤에 아주머니들 애들도 많았는데 말이죠.
도발하려고 작정한 것 처럼...
물대포까지 쓸 이유는 전혀 없었다고 보여졌습니다.
그냥 경찰 쪽에서 물대포 쏘놓고, 그 정도로 과격한 시위였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
물론 사태가 그렇게 진행되다 보니까 역시 시위대에서 과격하고 행동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건 사실이고. 하지만 자제 시키는 시민들도 많았다는 거.
결과적으로 시위를 과격하게 만든 거는 아무리 봐도 잘못 대응한 경찰 쪽에 있다는 거죠.
네. 이것은 촛불집회가 아닙니다. 스크럼짜고 전경들 밀어붙이는 데 촛불을 들고 있을 순 없죠.
그런데 이것은 촛불집회가 변질된 것 이 아니라, 별개의 시위죠. 하지만 뜻은 같이 하는.
촛불집회의 의미, 정체성 변질된 것 하나도 없습니다.
전경들과 바로 앞에서 대치하는 많은 분들, 닭장차 끌어내던 분들
그 분들 뒤에는 묵묵히 촛불을 들고계시는 더 많은 분들이 있었구요.
이 분들은 앞으로 행진해나가고자 하는,
잠시 촛불을 놓아두고 전방에서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는 분들에게 응원의 함성을 계속 보내주고 있었습니다.
에효.
열받아서 저도 '두서'없이 몇 자 적었네요.
이따 또 무슨 담화 발표한다는데, 폭력시위 운운하겠죠?
전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 이렇게 덜 폭력적인 시위가 어디 있을런지.
(경찰들과 직접적으로 대치했던 시위들 중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