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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11월 2일2000-01-20 05:25조회 0
오늘은 음악을 들었다. 우선 rh의 1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creep을 오랜만에 한 20번쯤 듣고..그리고 live로 부른 creep을 또 두 세번 들었다. 그리고 기차를 탔다. 차창 밖으로는 눈이 엄청나게 내리고, 사람들은 꽉 꽉 들어차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EP ㅡmy iron lung CD를 꺼내 힘들여 끼고 2번부터 듣기시작했다. 음악은 항상 반복해 듣는다. 4번을 듣다 지겨워져 7번으로 건너뛰고 다시 마지막 트랙을 듣는다. 갑자기 담배를 태우고 싶은데 다 태우고 없었다. 그래서 옆에 서 있던 좀 만만해 보이는 놈에게 험상궂은 얼굴로 담배한대를 총한다. creep은 사람을 쓸쓸하게 만드는 데 일조를 해서 나는 어두운 얼굴로 수원 공군기지를 바라본다. 때마침 RF-4C 팬텀 정찰기가 멋지게 이륙하고 있다. 평화를 선택한 rh에 위배되는 나의 저 빛나는 전투기들..벙커 앞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전투기들 날개 위로 시선을 거두고 다시 기차는 영등포를 향해 가다가 뒤따라오는 새마을 호를 기다리느라 잠시 멈춘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나는 다시 2집 CD로 바꿔 넣고 4번을 들었다. 주공 아파트단지, 평화로운 낚시터, 영등포에서 내리는 많은 사람들. 그러고 폼잡고 서 있는데 갑자기 뒤에 예쁜 여자가 서 있는것을 알아챈다. 괜히 더 우울한 채 하며 it wear....부분에서 나의 절정은 극에 달하고 노래가 다 끝나고 뒤돌아보니 언제 있었냐는 듯 그 여자는 간데 없고 다시 더러워진 기분으로 just를 듣고 그러다보니 한강이 가까워져 3집의 10번 트랙을 반복해서 듣고 그러다가 2번트랙을 들으며 세기가 바뀌어버린 입다문 한강 철교들을 바라보고 그 위에 톰 요크를 태워주고 있는 천사가 없나 두리번거린다. 다리 바로 아래에는 왠 뚱뚱한 속물이 도끼로 지 몸을 사정없이 휘두루고 있다. 항공대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수색 도로 앞을 달리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 이윽고 내 차는 곧 터져버리고 말겠구나 하며 karma police를 듣는다. 그러다가 학교에 도착해 날아다니고 있는 비행기들을 보며 air bag을 듣는다. 커피를 마시며 피우는 담배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옆에 어떤 향이 피워지고 있었다. 영정의 주인공은 1년 전 패러글라이딩 하다 익사해버린 나의 동기생이었다. 다시 creep을 들으려하다 나는 무의식 중에 내 뇌에 밖혀 있던 한 예쁜 아이을 보게 되고 creep을 다시 꺼버린다. 그리고 seam의 inching toward..의 기타리프와 베이스 음색에 귀기울이며 활주로를 그냥 걸었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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