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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룰렛 Chinese Roulette

캐서린2005-02-20 16:21조회 25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
요절한 천재. 소리 들으면 왠지 한번 건드려 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진다.
20대 초반부터 연기자 뿐만 아니라 작가 감독으로
실컷 작품을 찍어내다가 돌연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고.
게다가 동성애자였다고 하니 게임은 끝났다.

이 사람, 연구해봐야겠다.

그래서 본 영화가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사랑과 인종차별의 무게 가늠하기 정도로 그려낸
파스빈더의 초기작품은 내 생각엔 그저 'TV드라마'정도로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베스트극장이나 드라마시티에 나올법한 영화.

하지만 이번에 중국식 룰렛은 달랐다.
특수한 상황설정에 부조리적인 대사와 행동들은
감독의 치밀한 두뇌플레이를 짐작케 한다.
초기작품이 쭉 그어낸 일자의 선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것을 몇십개 이어낸 사다리타기였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고,
앞뒤의 인과관계가 불투명해서 나름대로 영화보는 재미가 있었단말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살로소돔의 120일에서처럼 눈이 불편한 구도와 화면처리다.
옛날 독일 영화다보니 미장센에 꽤 힘을 준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인물의 대립구조를 나타내기 위해 위치설정과 포커스를 이동함은
미래에 카메라촬영에 교과서적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한 부부가 서로 10년여에 걸쳐 바람 핀 사실을
떠날 수 없는 한 장소에서 들켜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일생 죽을 때까지, 사랑이라는 것이 완전무결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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