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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캐서린2003-11-05 23:42조회 1125추천 23


1. 맥도날드를 털다.

공복 중에 벌어진 사건.
빵가게를 습격한 옛날 기억을 아내를 통해 추억하고,
그 추억은 아내를 통해 다시 현실에서 재현된다.
다만 목표가 빵가게이고, 친구 대신 아내와 함께 일을 저지른다는 점만 바뀌었을뿐이고,
나머지 모든 것은 여전히 순수하면서 장난스럽다.
그들이 저지른 짓은 외적으론, 탐욕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계략이며
내적으로는ㅡ맥도날드 안에서 잠든 두 연인처럼ㅡ한없이 꿈같은,
어쩌면 진짜 꿈일지도 모르는 단순한 추억의 도구로 사용되는 기제이다.

2. 코끼리의 소멸

말 그대로 코끼리의 소멸이다.
이제 죽을 때가 다 된 늙은 코끼리와 몇 십년째 그를 돌본 사육사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이유는 모른다. 정황도 파악되질 않는다. 검증 실패. 시선 집중.
코끼리가 우리에 갇혀있을땐 평화로웠지만,무언가가 빠진듯하다.
사람들의 마음이랄지, '항상 있으니까 내일 보면 되지 내일 모레, 다음날 내일 몰레, 나중에.'
뭐, 이런 안도감이랄까. 이게 우리 주위에 충만해서, 코끼리를 통한 깊은 애정이 결여되어 있었다.
코끼리가 사라졌을때, 사람들은 집중한다. 코끼리에 대해 말하고, 코끼리에 대해 애쓴다.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게 아닐까. 코 앞에 있을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내버려뒀다가도
막상 없어지면 이리저리 날뛰는게 그것이다. 하지만 모든것은 신문의 탑이슈에서 잠깐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시간이 모든것을 으스러버릴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스크랩처럼
잠깐씩 추억하는 정도로 밖에..


재밌게 보고, 뭔가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앞의 두 단편뿐이었다.
그 뒤의 것은 너무 어렵다. 아니, 어렵다기 보다는, 뭐랄까.
과연 무슨 의도로 썼는지 모르겠다는 당혹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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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세눈박이2003-11-06 06:23
꿈속에서 만나요는 더 낭패지요...
jupiterrock2003-11-06 12:13
빵가게 습격은 한번 해보고 싶습디다. 택시를 탄남자던가 재밌었어요.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