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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식으로 이해하면 화낸다

생강빵과자2004-04-28 08:39조회 1010추천 22
그런식으로 이해하면 정말 화낸다.

학교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많다. 예전 사서선생님께선 한 작가의 책만 일방적으로 사 들이시는 경향이 있으셨었나, 무라카리 하루키 책이 단편부터 장편까지 국내 발간 된 것은 총망라 되어있는 듯하다.
(해변의 카프카만 없어서 서럽다.)
하루는 볼 만한 다른 책이 있나 해서 하루키의 책들이 꽂혀 있는 곳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데.
"야 무라카미 하루키 꺼 짱 좋아. 졸라 야해. 야, 야, 좋아, 좋아."

나는 그 소리에 가슴에 돌 맞은 듯 했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심하게 선정적인 부분은 물론 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그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그의 소설이 어디를 봐서 포르노 소설인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남녀간의 정사뿐인가?

"야 무리카미 하루키 꺼 짱 좋아. 졸라 야해. 야, 야, 좋아. 좋아."

선정적인 부분만을 보고 좋다! 라고 하는 것은 작가와 작품을 모욕하는 일이다. (물론 내가 같은 학년의 그 학생들을 좋지 못한 눈초리로 본 것은 당연하다.)
난 하루키의 광팬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누구든 좋은 작품이 그런 식으로 이해 되는 것은 정말 화난다.
그 소리를 우연히 들은 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데 그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한 떼의 여자아이들이 그 책들 앞에 서 있던 장면이 생생하다.

그 여자아이가 가르킨 것은 상실의 시대였다.
그래서 나는 집에 꽂혀 있는 상실의 시대를 보면 그 아이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이해하면 나는 정말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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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나무2004-04-28 11:23
화나고, 슬프네요
그런 식의 생각은. 글쎄요.
잊어버리세요. 뭔가,
책을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더 많을테니까요
Foolsophy2004-04-28 12:39
예전에 수업시간에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공부했었는데
그때도 저런일이 있었던듯.
선생님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시던 기억이.

좀머아줌니2004-05-02 05:17
야한거에 굶주렸나 보죠-__-;;;
구름다리2004-08-27 04:24
무라카미 류꺼 보면 완전 자지러지겠네???